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지방선거를 앞두고 8박 10일간의 미국 방문 일정을 마치고도 뚜렷한 성과를 설명하지 못해 ‘빈손 출장’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같은 시기 미국을 다녀왔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골프 파트너를 비롯한 면담 인사와 논의 내용을 조목조목 공개했다.
송 전 대표는 20일 페이스북에 당시 사진과 함께 “미국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다”며 지난 14일부터 21일까지 6박 8일간의 워싱턴DC 방문 일정을 소개했다. 그는 “짧지만 많은 의미와 성과가 있었던 여정이었다”고 적었다.
송 전 대표는 우선 미국 중앙정보국(CIA) 코리아미션센터장을 지낸 앤드류 김을 만났다고 밝혔다. 그는 앤드류 김에 대해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의 핵심 측근”이자 “오랜 친구”라고 소개하며, 함께 만찬을 하며 북미 관계 정상화 방안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이어 브래드 셔먼 미 하원의원, 털시 개버드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 강경화 주미대사 등을 만났다고 밝혔다. 셔먼 의원과는 한반도 평화 법안과 관련한 미 민주당과 트럼프 행정부의 협력 방안을 놓고 의견을 나눴고, 개버드 국장과는 북핵 문제 해결 방안과 이재명 대통령의 ‘END 이니셔티브’를 설명하며 북미 관계 정상화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골프 파트너로 알려진 에디슨 맥도웰 연방 하원의원과의 면담도 소개했다. 송 전 대표는 이 자리에서 미·이란 갈등의 출구 전략과 11월 중간선거, 차기 대선을 둘러싼 공화당 흐름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고 적었다.
경제 현안과 관련한 일정도 공개했다. 송 전 대표는 미국 국무부와 상무부를 방문해 1500억달러 규모의 한미 MASGA 프로젝트와 관련한 ‘윈윈 방안’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영토 내 제조를 규정한 존스법을 현실적으로 우회해 거제 등 한국 조선소에서 주요 부품을 제조하고 미국 필리 조선소에서 최종 조립하자는 내용”이라며 “깊은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했다. 또 “러시아산 원유와 나프타를 미국 재무부의 경제 제재 예외 규정인 웨이버를 적용받아 안정적으로 도입하는 방안도 모색했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송 전 대표는 매릴린 스트릭랜드 연방 하원의원 측과 한미 관계 현안을 논의하고, 미주민주참여포럼(KAPAC) 워싱턴 지부 회원들과 간담회를 가진 뒤 주미한국대사관에서 강경화 대사를 만났다고 전했다.

송 전 대표에 앞서 먼저 방미길에 올라 이날 오전 귀국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랜디 파인 공화당 하원의원과의 면담, 미 국무부 차관보 접촉, 현지 언론 인터뷰 등 일정을 추가로 공개했지만 당 안팎에서는 8박 10일 일정에 비해 성과가 빈약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기대를 모았던 JD 밴스 부통령, 마코 로비오 국무장관, 폴라 화이트 목사 등 중량감 있는 인사와의 회동 여부도 끝내 확인되지 않으면서 “무엇을 위해 일정을 늘렸는지 모르겠다”는 불만도 나왔다.
장 대표는 당초 14일 출국해 2박4일 일정을 소화할 계획이었으나 일정을 앞당겨 11일 출국하면서 5박7일로 방미 기간이 늘어났고, 다시 일정을 연장해 총 8박 10일간 미국에 머물렀다.
당내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배현진 의원은 장 대표를 겨냥해 “열흘이나 집을 비운 가장”에 빗대며 “돌아오면 후보들을 위해서라도 거취를 고민하길 바란다”고 직격했다. 박정하 의원은 “천수답 방미”라며 “당에 누를 많이 끼쳤다. 당무 감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은 기자 hazz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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