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등이 에너지 인프라 및 전력망 투자를 확대하면서 한국도 관련 수혜를 볼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유럽에서도 원전 건설에 속도를 내면서 한국 원전 기업의 활동폭이 커질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미국 내에서 석유, 석탄, 천연가스 생산을 늘리고 대규모 에너지 인프라와 전력망을 확충하도록 하는 대통령 각서(메모랜덤) 5건을 한꺼번에 발표했다. 6·25전쟁이 시작된 1950년 제정된 국방물자생산법(DPA) 303조를 이용해 연방정부 자금을 이 분야에 쓸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 골자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내 석유 생산과 정제 역량 확보는 미국 방위태세에 핵심”이라며 “즉각적인 조치가 없으면 방어 역량이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했다.현재 미국은 세계 1위 산유국이다. 2019년 이후 7년 넘게 에너지 순수출국 지위를 유지(미 에너지정보청)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에너지 자립’이 완성되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에너지 전체로 보면 수출량이 많지만 개별 에너지원이나 지역별로 편차가 크기 때문이다. 미국은 하루 2000만 배럴의 석유를 소비하고 있으나 생산량은 하루 1300만 배럴 수준이다. 천연가스 생산량도 전체적으로는 많지만 모든 지역에서 고르게 생산되지 않아 북동부 지역에서는 캐나다산 가스를 수입해 쓴다.
미국이 에너지 자립을 위해 추진하는 또 다른 축은 원전이다. 지난해 ‘원전 르네상스’를 선언한 미국은 2030년까지 대형 원전 10기를 짓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은 지난 16일 의회에서 “5~10기의 원전이 에너지부 대출을 받을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말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지난달 유럽이 원전 비중을 축소한 것이 “전략적 실수였다”고 인정했다. EU 집행위는 원자력 발전 용량을 지난해 98GW에서 2050년까지 109~150GW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2410억유로(약 416조원)가량의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집행위는 예상하고 있다.
이미 전력의 약 65%를 원자력으로 생산하는 프랑스는 원전 추가 증설을 논의 중이다. 올초 프랑스 정부는 원전 6기 신설 계획을 확정하고, 추가로 최대 8기 건설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변화는 한국 기업에 기회가 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세계 각국이 원전 투자를 늘릴 경우 시공 분야 경쟁력이 뛰어나고 경험이 풍부한 국내 기업을 찾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원전업계 관계자는 “한국 원전 기업의 경쟁력은 비용 측면에서 더 부각된다”고 했다. 태양광과 풍력, 배터리 등 재생에너지 분야에서도 중국산 의존도를 낮추려는 미국과 유럽의 정책 방향은 한국 기업에 유리할 수 있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한명현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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