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소통하는 코레일…외국인·교통약자까지 아울러

입력 2026-04-23 05:50  



“열차 도착 5분 전입니다.” 열차를 이용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봤을 모바일 앱 코레일톡의 ‘도착 전 알림‘ 안내 팝업이다. 팝업의 ‘K-경험만족도 조사’를 누르면 오늘 철도를 이용한 나의 경험이 어땠는지 자유롭게 응답할 수 있다. 답변은 작성자가 이용한 열차번호와 좌석정보까지 자동으로 연계해 다음 날 코레일 전사에 공유된다. 사소한 불편이라도 정확히 파악하고 빠르게 조치하기 위함이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고객의 목소리를 듣는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국민 소통 채널을 다각화하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고도화하며 △AI기반 ‘고객의 소리’ 시스템 자동화 △철도고객센터 ‘AI 음성챗봇’ △모바일 앱 ‘코레일톡’ 팝업 설문인 ‘K-경험만족도 조사’ △오프라인 간담회 등 고객의 피드백이 더 빠르고 정확하게 닿는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다.
AI 기반 VOC 배정 자동화로 답변 시간 절반으로 줄어


먼저 고객의 소리(VOC) 시스템에 AI를 도입해 민원을 더 빠르게 처리한다. 그간 코레일로 접수되는 모든 민원을 전사에 배부하는 총괄 담당자는 접수된 모든 건을 직접 읽어보고 담당부서를 지정해야 했고, 부서 지정이 늦어지는 만큼 답변도 늦어졌다. 코레일은 이에 AI 기반 VOC 접수 배정 자동화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프로그램은 그간의 VOC를 학습해 민원이 들어왔을 때 키워드를 분석하고 처리부서를 자동 지정한다. 민원 한 건당 평균 처리시간은 10.3시간에서 4시간으로 50% 이상 단축되었다. 고객은 더 빨리 답변받고, 민원 담당자도 답변에 더 많은 시간을 쓸 수 있어 내실 있는 답변이 가능해졌다.

철도 고객센터에는 ‘AI 음성챗봇’을 도입했다. 그동안 상담원이 모든 민원을 직접 응대하며 전화 연결을 오래 기다려야 하거나 긴급한 문의에 즉시 답변받지 못하는 문제가 있었다. 코레일은 지난해 2월 ‘AI 음성챗봇’을 도입해 단순 문의는 즉시 해결하고 복잡한 문의는 상담원이 응대하는 이원 체계를 구축했고 지난해 누적 이용건수 100만 건을 돌파했다. 이에 더해 지난 3월부터는 챗봇을 LLM(Large Language Model) 기반으로 고도화해 일상에서 말하는 것처럼 질문이 가능해졌다.

고객 경험을 전사에 공유하는 ’고객 경험 대시보드‘


열차 이용 중 작은 불편이 민원이 되기 전, 고객의 경험도 세심히 살핀다. 지난 2024년 도입한 ’K-경험만족도 조사‘는 열차 이용 직후 모바일 앱 ‘코레일톡’에서 팝업으로 표출하는 만족도 조사로, 열차 이용 과정에서 느낀 만족, 불편 요인을 자유롭게 응답할 수 있다. 지난해 하루 평균 응답 수만 450여 건에 달한다. 코레일은 지난해 12월부터 ‘K-경험만족도 조사’의 모든 응답을 AI로 분석하고 시각화해 48시간 이내에 전사에 공유하는 게시판, ‘고객 경험 대시보드(Dashboard)’를 도입했다. 이에 따라 전사의 모든 직원이 어느 노선, 역, 열차에서 개선 신호가 포착되는지 한눈에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전국의 모든 역, 사업소에까지 고객의 목소리가 닿으며 부정 감성 키워드는 3.3% 감소했다.
다양한 계층의 고객 ‘열린 간담회’도

외국인, 교통약자 등 다양한 계층의 고객을 대상으로 ‘열린 간담회’도 가졌다. VOC, K-경험만족도 등 온라인으로 고객의 목소리를 넓게 모을 수는 있지만, 세부 맥락과 상황까지 깊게 이해하기는 어렵다. 코레일은 오프라인 간담회서 정기권 이용객, 특실 이용객, 외국인, 교통약자 등 각기 다양한 형태로 철도를 이용하는 고객에게 “어떤 경험을 했는지, 무엇을 바꾸면 서비스가 달라질지”를 깊이 있게 물었다. 지난해 고객 간담회로 총 41건의 개선과제를 발굴했고 이 중 18건을 개선했다.

VOC 자동화, AI 챗봇, K-경험만족도와 오프라인 간담회 등으로 고객의 목소리가 시작된 순간부터, 현장에 닿는 마지막 단계까지 촘촘히 소통하며 철도 서비스도 하나씩 바꿔 나가고 있다. 지난해에는 K-경험만족도에 불만 의견이 많았던 ‘화장실’ 키워드를 포착해 KTX-1 화장실 리모델링과 무궁화호 냄새 저감 조치를 시작했다. VOC를 심층 분석해 도입한 코레일톡 셀프 좌석 변경 서비스는 지난해 기재부 체감형 서비스로 선정된 바 있다.

코레일 관계자는 “AI와 데이터를 활용해 앞으로도 고객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고객 경험을 선제적으로 점검하겠다”며 “철도 이용 경험 전반에 불편함이 없도록 서비스를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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