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엘카바예로CC(파72)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JM이글 LA챔피언십(총상금 475만달러) 최종라운드에서는 낯선 장면이 목격됐다. 전 세계랭킹 1위 고진영이 동반 선수 없이 혼자 최종 라운드를 플레이한 것. 고진영은 경기를 마친 뒤 "14년 프로생활 만에 공식 대회에서 혼자 친 적은 처음인데 생각보다 재밌었다"며 환하게 웃었다.
이날 고진영은 4개의 파5홀에서 모두 버디를 잡았다. 버디 5개와 보기 4개로 타수를 잘 지켰지만 마지막홀 18번홀에서 더블보기를 기록해 1오버파로 이날 경기를 마무리했다. 최종합계 4오버파로 65위로 대회를 마쳤다. 고진영으로서는 아쉬울 수 밖에 없는 결과다. 그는 "퍼팅이 아쉬웠다"고 돌아봤다. 올 시즌 다소 저조했던 그린, 페어웨이 적중률을 이번 대회에서 많이 끌어올렸지만 퍼트 미스 탓에 만족스러운 스코어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처음으로 '나홀로 플레이'를 한 것도 고진영에게는 새로운 경험이었다. 그는 "경기를 시작하기 전까지도 상황을 부정하고 싶었다. 티샷할 때도 이게 맞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막상 경기를 시작하자 금세 적응했다고 한다. 그는 "동반자를 기다리지 않아도 되고 뭔가 좀 더 편하게 경기를 할 수 있었다. 다만 혼자 치다보니 걸음이 빨라지고 페이스도 덩달아 빨라지는 것을 느꼈다"며 "심심하지 않고 재밌었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제 고진영은 시즌 첫 메이저 대회 셰브론 챔피언십으로 향한다. 그는 "LPGA투어를 뛰는 선수들이 스킬적인 부분은 거의 다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나 자신을 돌아보면 예전이랑 비교했을 때 마인드 컨트롤 하는 부분에서 좀 어려움이 있다"고 분석했다. "예전보다 실수한 샷에 대한 미련이 계속 많이 생기고, 생각도 점 더 많아지는 것 같다"는 설명이다. 난이도 높은 코스에서 도전적인 상황을 자주 맞닥뜨리는 메이저 대회에서는 멘탈이 결과를 가르는 중요한 변수인 셈이다.

고진영은 지난달 결혼식을 올렸다. 그는 "결혼 후 훨씬 안정감을 느끼고 골프에 완전히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됐다"며 "그런만큼 더 잘하고 싶은 마음에 살짝 조급해지는 것도 사실"이라고 미소지었다.
베테랑으로서의 고민과 여유도 내비쳤다. 그는 "요즘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선수들의 인터뷰를 보면 '겁없이 치는게 가장 중요한 것 같다'는 얘길 많이 하더라. 그 이야기가 이해가 되고, 선수들이 느끼는 것은 다 비슷하는 생각이 든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전에는 70%만 해도 100% 집중이 되고 했는데 지금은 150% 노력해야 80% 정도 되는 것 같다. 몸과 마음의 안티에이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장에는 고진영의 팬들이 인터뷰가 끝나기까지 그를 기다렸다. 고진영은 결과에 대한 실망감을 전혀 드러내지 않고 팬들에게 일일이 사인을 해준 뒤 대회장을 떠났다.
로스앤젤레스=강혜원 KLPGA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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