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플랫폼 키움증권이 변하고 있다. 국내 주식 위탁매매 시장점유율 1위라는 독보적인 타이틀을 뒤로하고 이제는 기업금융(IB)과 자산관리(WM)를 아우르는 ‘초대형 IB’로서의 위상을 굳히고 있다.엄주성 사장 취임 이후 키움증권은 2025년 연간 순이익 1조1150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대비 약 33% 이상 급증한 수치다. 국내외 증시 활성화에 따른 수수료 수익은 물론 엄 사장이 강점을 가진 PI(자기자본투자)와 IB 부문에서 고른 성장을 일궜다. 특히 부동산 PF 위기 속에서도 철저한 리스크 관리와 인수금융 딜 주관을 통해 수익의 질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키움증권을 지난해 국내 여섯 번째 초대형 IB 반열에 올랐다. 2025년 11월 획득한 발행어음(단기금융업) 인가는 키움증권에 ‘성장의 날개’를 달아주었다. 자기자본의 200%까지 어음을 발행해 조달한 자금은 첨단산업과 벤처기업 등 모험자본 공급의 핵심 재원이 되고 있다. 첫 발행어음 상품은 출시 일주일 만에 3000억원이 완판되며 시장의 뜨거운 관심을 입증했다.
2023년 영풍제지 미수금 사태 등 회사의 시련은 엄 사장에게 오히려 기회가 됐다. 취임 직후 그는 현업-리스크관리-감사로 이어지는 ‘3중 위기관리 체계’를 구축하며 내부통제를 대폭 강화했다. 또한 상장사 최초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밸류업)’을 공시하며 주주환원율 30% 이상, ROE 15% 이상이라는 구체적 목표를 제시했다. 자사주 소각과 배당 확대 등 공격적인 주주친화 정책은 저평가된 키움증권의 주가를 견인하는 강력한 동력이 되고 있다.
엄 사장은 이제 500조원 규모의 퇴직연금 시장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2026년 3월 퇴직연금 사업자 등록을 신청하며 기존 리테일 고객 기반을 연금과 자산관리 영역으로 확장하겠다는 포부다. 미래에셋 출신의 전문가를 영입하고 조직을 개편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마친 상태다. “IT 경쟁력이 키움의 DNA”라고 강조하는 그는 AI 기반의 고도화된 PB 서비스를 통해 ‘자산관리의 표준’을 새로 쓰겠다는 전략이다.
정채희 기자 poof3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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