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억 아파트' 딸에게 싸게 팔더니…"꼼수 딱 걸렸다"

입력 2026-04-23 22:51   수정 2026-04-23 23:49


30억원 상당의 서울 아파트를 보유한 A씨는 지난해 주변 시세보다 5억원 낮은 가격으로 자녀에게 팔았다. 그 뒤 자녀와 17억원 상당의 전세 계약을 체결했다. 같은 아파트에 그대로 살면서 자녀에게 저렴하게 명의를 넘긴 것이다. 정부는 A씨의 매도를 ‘특수관계인 간 저가 거래’로 판단하고 국세청에 관련 사실을 통보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7~10월 서울과 경기 내 주택 거래를 조사한 결과, 746건의 위법 의심 거래를 적발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들 거래에서 확인된 위법 의심 행위만 876건에 달했다. 편법 증여와 대출자금 유용, 가격 허위 신고 등이 대표적이다. 한 거래에서 여러 위법 사항이 같이 발견된 사례도 있었다.

정부는 지난해 6월 ‘6·27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과 9월 ‘가계부채 추가 관리 방안’ 발표 이후 위법 거래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기획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서울 전역과 경기 과천, 용인, 성남 분당구 등 6곳에 그친 조사 대상 지역을 이번에 광명과 의왕, 하남, 남양주, 수원 등 15개 지역으로 확대했다.

적발 유형별로는 편법 증여와 가족 등 특수관계인 간 과도한 차입 사례가 572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가격과 계약일을 허위로 신고한 유형이 191건이었다. 허위 신고로 확인되면 취득가액의 10% 내에서 과태료가 부과된다. 사업 용도로 대출받은 뒤 주택을 거래하는 대출 유용 사례는 99건으로 집계됐다. 명의를 빌려 부동산을 거래했다가 부동산실명법을 위반한 경우도 1건 드러났다. 5년 이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117억5000만원 상당의 서울 아파트 매수자는 자신이 이사로 있는 법인으로부터 67억7000만원을 빌린 것으로 조사됐다. 당국은 “특수 관계인으로부터 과도한 자금을 대여받은 점이 의심된다”며 관련 내용을 국세청에 통보했다.

기업 운영을 위해 7억원을 대출받은 한 개인사업자는 서울의 18억원 상당 아파트를 매수하는 데 대출금을 사용했다. 국토부는 “대출 용도를 어겼다”며 금융위원회에 거래 사실을 통보했다. 당국은 대출금 사용 내용을 분석한 뒤 위법이 드러나면 대출금을 회수할 예정이다.

부동산 매매 중개수수료를 과도하게 받은 사례도 4건 적발됐다. 한 공인중개사는 36억원 상당의 아파트를 중개하며 수수료로 3500만원을 챙겼다. 매매가의 최대 0.7%인 법정 상한액(2772만원)보다 728만원 더 받은 셈이다. 국토부 특별사법경찰은 공인중개사법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하고 수사에 나섰다.

국토부는 지난해 11~12월 서울과 경기에서 거래된 부동산 매매도 추가로 조사하고 있다. 올해 신고분도 조사할 예정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부동산거래 질서 교란 행위 전반에 대해 ‘부동산 불법행위 통합 신고센터’를 통해 접수하고 있다”며 “신고된 사례는 지방자치단체 등과 협력해 엄정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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