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6500을 넘어선 4월 23일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와 나란히 장중 신고가를 경신했다. 축제 분위기 속에서 차익실현 매물도 쏟아졌다. 시장의 눈은 5월 21일로 예정된 노동조합의 18일간 총파업 예고를 향해 있다.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5월 파업이 현실화된다면 메모리 생산 차질에 따른 공급 부족을 심화시켜 가격 상승 압력을 한층 강화하는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글로벌 메모리 시장은 수요가 공급을 앞지르는 극도로 타이트한 환경이다. 삼성전자의 D램(36%)과 낸드플래시(32%) 점유율을 고려할 때 18일간의 라인 정지는 전 세계 공급망에 거대한 구멍을 낸다. 공급이 줄면 가격은 급등하고 삼성전자가 보유한 기존 재고 가치 역시 치솟는 ‘역설적 호재’로 둔갑할 수 있다는 뜻이다.
단, 중장기적 관점에서는 ‘독’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더 크다. 반도체 산업의 생명은 적기 공급(Just-In-Time)이다. 파업으로 인한 공급 불확실성은 거물급 고객사들이 리스크 분산을 위해 삼성전자의 비중을 낮추는 ‘멀티 벤더’ 전략을 강화하게 만든다. 또한 파업 기간 중 중단되는 연구개발(R&D)과 설비 투자는 초격차 기술 리더십에 균열을 내며 기업의 본질적 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
송헌재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교수는 최근 열린 안민정책포럼 세미나에서 노조의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공장 가동에 따른 손실이 1분당 수십억원, 하루에 1조원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반도체 부문에서만 영업이익이 최대 10조원 감소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송 교수는 "글로벌 빅테크 고객사들이 리스크 분산을 위해 TSMC 등 대체 공급선 검토에 나설 수 있다"며 "공정 검증에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드는 반도체 산업 특성상 한 번 이탈한 고객은 다시 돌아오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송 교수는 파업 비용을 생산 중단, 매출 감소 등 '보이는 비용'과 신뢰 약화, 투자 연기, 산업 생태계 충격 같은 '보이지 않는 비용'으로 구분하고, 후자가 더 장기적이고 치명적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채희 기자 poof3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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