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 밤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 도중 발생한 총격 사건과 관련해 “범인이 다수의 무기를 소지한 채 보안 검색대를 향해 돌진했으며, 미 비밀경호국 요원들에 의해 제압됐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총격 직후 행사장에서 대피한 뒤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 1명이 총에 맞았지만, 매우 좋은 방탄조끼를 착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목숨을 구했다”고 말했다. 그는 “방금 그 경찰과 통화했으며, 상태는 매우 좋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체포된 용의자의 단독 범행일 것으로 본다면서, 현재 미국이 전쟁을 하고 있는 이란과는 무관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용의자는 캘리포니아주 토런스 출신의 콜 앨런으로 확인된 것으로 전해졌다. AP통신은 용의자가 31세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건 전 행사에서 대통령으로서 처음 연설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워싱턴 힐튼호텔 연회장 안에서 총성이 들리자 참석자들이 테이블 아래로 몸을 피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수초 만에 무대에서 긴급 대피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행사장에 남기 위해 “필사적으로 버텼다”고 말했지만, 경호인력 등이 자신과 다른 행정부 인사들에게 현장을 떠날 것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기자회견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루스소셜 계정을 통해 제압된 것으로 보이는 용의자의 사진과 사건 당시 보안 영상을 공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행사장을 떠난 뒤 별도 게시글에서 멜라니아 여사와 행사에 참석한 모든 내각 구성원이 “완전히 안전하다”고 밝혔다. 그는 “행사 책임자들과 모두 통화했으며, 30일 이내 행사를 다시 열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비밀경호국과 법집행 기관의 신속한 대응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이 행사는 표현의 자유를 기념하고 양당 인사들과 언론 구성원들을 한자리에 모으기 위한 행사였다”며 “어떤 면에서는 실제로 그렇게 됐다. 방 안에 있던 사람들이 완전히 하나로 뭉치는 모습을 봤기 때문이다. 어떤 의미에서는 매우 아름다웠다”고 말했다.
행사에 참석했다가 총격 이후 비밀경호국으로부터 설명을 들은 한 소식통은 CNBC에 산탄총을 든 남성이 금속탐지기 쪽으로 접근했고, 비밀경호국 요원들이 그를 사격했다고 전했다. 이후 용의자는 수갑이 채워진 채 연행됐다고 이 소식통은 설명했다.
사건의 핵심 경위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워싱턴 연방검사 지닌 피로는 25일 밤 별도의 기자회견에서 용의자가 27일 기소 절차에 출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총성은 오후 8시35분께 최소 5발 들린 것으로 전해졌다. 총성은 참석자들이 첫 번째 코스를 먹고 있던 중, 백악관 출입기자협회 회장 웨이자 장이 발언을 마친 지 몇 분 뒤 연회장 뒤쪽에서 울렸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멜라니아 여사 옆, 연회장 앞쪽 무대에 앉아 있었다. 총성이 들리자 비밀경호국 요원들이 즉시 대통령을 둘러쌌고, 많은 참석자는 테이블 아래로 몸을 숨겼다.
행사 영상에는 몇 초 뒤 트럼프 대통령이 무대 밖으로 안내되는 장면과, 전술 장비를 착용하고 대형 소총을 든 무장 경호 인력이 연단 위에 등장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날 행사에는 JD 밴스 부통령, 캐시 파텔 FBI 국장,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 등 트럼프 행정부의 주요 고위 인사들도 다수 참석했다.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용의자의 표적이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그런 것 같다”고 답했다. 그는 용의자의 범행 동기와 관련한 정보는 앞으로 며칠 안에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는 구금돼 있으며, 당국이 많은 질문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까지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년간 총 세 차례나 직접적인 총격 위험에 노출됐다.
이 가운데 가장 유명한 사건은 2024년 7월 13일 대선 후보로서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선거 유세를 하던 중 총격을 받은 일이다.
총격범 토머스 매슈 크룩스(20)가 연설 무대에서 불과 200∼300 야드(약 183∼274m) 떨어진 건물 옥상에서 AR-15 계열 반자동 소총으로 약 8발을 발사했으며, 트럼프 후보는 오른쪽 귀 윗부분에 관통상을 입었다.
귀와 얼굴에 피가 묻은 트럼프 당시 후보가 경호원들에게 둘러싸인 채 대피하면서도 주먹을 불끈 쥐어 치켜올리는 장면이 전 세계에 타전됐다.
이 피격 사건은 그가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꺾고 대선에서 승리하는 데 결정적인 한 방이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불과 두 달 뒤인 같은 해 9월 15일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에 있는 골프장에서도 암살 시도가 포착됐다.
트럼프 후보가 자기 소유 골프장에서 골프를 치던 중 한 남성이 SKS 계열 소총을 겨눈 것이다.
용의자인 라이언 웨슬리 라우스(58)는 비밀경호국의 총격을 받고 달아났다가 이후 체포됐다.
그는 12시간가량 골프장 인근에 머물러 있었던 것으로 추후 확인됐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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