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 카드가 60만원에 팔린다…때아닌 '포켓몬 재테크' 열풍 [트렌드+]

입력 2026-04-30 21:00  

지난 25일 서울 용산구 용산아이파크몰. 쇼핑몰 8층 ‘포켓몬카드숍’ 매장 앞에는 개점 전부터 600여명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이날 선출시된 포켓몬 카드 ‘닌자스피너’ 구매를 위해 찾은 이들로 대기줄이 20~30m 이상 길게 늘어섰다. 이날 하루 방문객만 2000명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포켓몬 카드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올해 포켓몬스터 출시 30주년을 맞아 관련 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덕후(마니아)’들이 대거 몰린 영향이다. 단순한 완구를 넘어 수집과 재테크를 겸한 ‘투자형 소비’로 인식되면서다.
웃돈 붙고 구매 제한까지…포켓몬 카드 수요 급증
30일 한정판 거래 플랫폼 크림에 따르면 ‘메타몽의 타임캡슐 프로모 카드’는 전날 기준 21만원에 거래됐다. 이 카드는 지난해 롯데가 서울 잠실 일대에서 진행한 ‘포켓몬 타운 2025 위드 롯데’ 행사에서 무료로 배포했던 증정품이다. 당시에도 높은 관심을 끌며 웃돈이 붙었는데 시간이 지나 희소성이 더해지면서 거래 가격은 더 뛰고 있다. 특히 PSA, BGS 등 카드 감정 기관에서 품질과 상태를 인증받은 제품은 50만~60만원대에 팔리기도 한다.

대형마트에서도 이러한 흐름이 감지된다. 이마트, 롯데마트 등에서도 다양한 포켓몬카드를 판매하고 있는데 최근 들어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 입고와 동시에 품절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일부 매장에서는 수요가 몰릴 것을 대비해 ‘1인당 1개 구매 제한’ 안내문을 부착하기도 했다.

유통업계도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CJ올리브영은 다음달 1일부터 증강현실(AR) 게임 ‘포켓몬 고’와 연계한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정해진 미션을 수행하면 프로모 카드 ‘잉어킹’을 제공하는데 이 소식이 온라인 커뮤니티와 팬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며 행사 시작 전부터 높은 관심을 끌고 있다. 이마트·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역시 관련 지적 재산권(IP) 상품을 할인 판매하고, 포켓몬을 레고로 구현한 신제품을 선보이며 수요 잡기에 나섰다.
팬덤에 리셀 수요까지 가세
업계는 이러한 수요 급증 배경으로 포켓몬스터 출시 30주년 효과를 꼽는다. 포켓몬스터는 1996년 일본에서 닌텐도 게임으로 출시된 이후 애니메이션과 만화책 등으로 콘텐츠가 확장되며 두터운 팬층을 형성해왔다. 여기에 올해 30주년이라는 상징성이 더해지면서 수요가 한층 확대됐다.

특히 당시 콘텐츠를 소비하던 세대가 현재 소비력을 갖춘 30~40대로 성장하면서 시장 규모를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 대형마트 완구매장 직원은 “주로 20~40대 고객들이 많이 찾는다”며 “대부분의 물량이 입고 당일 모두 소진되고, 인기 품목은 입고 후 30분 만에 완판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기존 팬덤에 투자 목적 리셀(재판매) 수요까지 더해지면서 열기는 더 커지는 양상이다. 수집과 재테크를 겸하는 수요가 늘면서 중고 시장에서도 웃돈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중고 거래 플랫폼 당근에서는 최근 선출시된 ‘포켓몬 카드 닌자스피너’가 정가(3만원)보다 높은 5만~6만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일부 판매자는 10만원에 매물을 올리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포켓몬 팬덤에 한정판 카드에 대한 리셀 수요가 더해지면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며 “기업 입장에서도 구매력 있는 3040 세대와 미래 고객인 10대를 동시에 공략할 수 있는 매력적인 카드인 만큼 포켓몬을 활용한 마케팅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림 한경닷컴 기자 paksr36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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