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비까지 찍고 사라졌다…아이돌 연습생 출국 정지된 사연

입력 2026-05-03 09:21   수정 2026-05-03 09:27

데뷔를 목전에 두고 갑작스럽게 사라진 일본인 아이돌 연습생을 대상으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소속사로부터 고소장을 접수한 뒤 일본 국적 연습생 A씨를 사기 혐의로 최근 출국정지 조치했다. 해당 그룹은 당초 6인조로 기획됐으나 A씨의 무단이탈로 인해 지난 12월부터 5인 체제로 활동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과 업계 등에 따르면 A씨는 뮤직비디오 촬영과 음원 녹음, 멤버 공개까지 마친 시점에서 "신뢰 관계가 깨졌다"는 메시지를 남기고 잠적했다.

소속사가 뒤늦게 법적 대응을 결심한 배경에는 A씨의 이중 계약 정황이 자리하고 있다. 전속계약을 체결할 당시 A씨가 이미 타 기획사에 소속된 상태였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다.

소속사 측은 "확인 결과 A씨는 이전 회사에서도 동일한 방식으로 연락을 끊고 잠적했다"며 "국내 기획사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끌어낸 뒤 본격적인 활동 시점에 일본으로 도주하는 행위를 반복해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사건으로 발생한 직접적인 금전 손실액은 5743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여기에는 A씨의 트레이닝 비용을 비롯해 곡 제작비, 뮤직비디오 촬영비, 숙소 임대료 및 식비 등이 포함됐다. 소속사는 A씨가 영세 기획사의 경우 소송 비용 부담으로 인해 법적 조치를 주저한다는 점을 악용했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A씨가 아직 국내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보고 구체적인 소재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외국인 연습생의 계약 위반 문제는 엔터업계의 고질적인 리스크 중 하나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국내 기획사 소속 연습생 963명 중 외국 국적은 42명으로 집계됐다. K-팝의 글로벌 확장세에 따라 외국인 멤버 영입이 늘고 있으나, 이들에 대한 체류 관리와 법적 보호망 구축 과정에서 중소 기획사들의 비용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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