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80원 케이크' 나흘 만에 1만개 팔렸다…반응 폭발 [트렌드+]

입력 2026-05-05 15:24   수정 2026-05-05 15:26


케이크가 작아지고 있다. 홀케이크 기준 몇 만원씩 호가하는 가격 부담을 낮추는 게 포인트다. 원재료비 부담과 소비 위축이 겹친 탓이다. 가족들이 여럿 모여 나눠 먹는 홀케이크보다는 1~2인 가구 증가로 인한 미니 케이크가 각광받는 분위기다. '디저트의 일상화' 흐름까지 맞물리며 소용량 케이크가 시장의 주요 성장 축으로 떠올랐다.

5일 신세계푸드에 따르면 지난해 이마트 베이커리의 미니 케이크 매출은 2024년 대비 78% 증가했다. 같은 기간 대형 홀케이크 매출 성장률이 6%에 그친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지난 2월 출시된 9980원대 가격의 '떠먹는 논산 딸기 케이크'는 출시 나흘 만에 1만개가 팔리며 실속형 디저트를 찾는 수요가 응답했다.

업계가 미니 케이크에 주목하는 배경에는 위축된 소비 심리가 있다. 고물가 장기화로 소비자들이 지출을 줄이면서 작은 금액으로도 만족감을 얻을 수 있는 상품을 찾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실제로 4월 소비자심리지수(CSI)는 99.2로 1년 만에 기준값인 100 아래로 내려갔다. 전월 대비 하락 폭도 7.8포인트로, 2024년 12월 이후 가장 컸다.


소비자들 못지 않게 업계 또한 원가 부담을 감안해 소용량 제품을 늘리는 추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3월 생산자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1.6% 상승했다. 2022년 4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생산자물가 상승은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되겠지만, 현재 식품업계는 가격 인상 압력을 받는 상황. 기업 입장에서는 기존 제품 가격을 올리기보다 소용량 제품을 통해 소비자 저항을 낮추는 전략이 '현실적 대안'으로 간주된다.

소비 방식 변화도 미니 케이크 시장 확대를 뒷받침한다. 과거 케이크가 생일이나 기념일에 맞춰 구매하는 상품이었다면, 최근에는 혼자 또는 둘이 즐기는 데일리 디저트이자 '작은 선물'로 소비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부담 없는 크기와 1만원 안팎 가격대에 대한 수요가 커진 셈이다.


프랜차이즈 업계도 이 흐름에 빠르게 올라탔다. 스타벅스 코리아가 지난해 선보인 '딸기 프레지에 케이크'는 1~2명이 즐기기 좋은 크기로 호응을 얻으며 누적 판매량 40만개를 돌파했다. 할리스도 이달 가정의 달을 맞아 9500원짜리 '피치 플라워 케이크'를 출시하며 1만원 미만 선물 수요 공략에 나섰다.

인기 상품을 미니 사이즈로 재해석해 희소성을 높이는 사례도 늘고 있다. 투썸플레이스가 선보인 '두초생 미니'는 사전 예약 개시 5분 만에 완판됐으며 접속자 수만 13만명에 달할 정도로 관심을 끌었다. SPC 배스킨라빈스도 주토피아 등 캐릭터를 활용한 '쁘띠 케이크' 판매를 전국 매장으로 확대하며 소용량 케이크 수요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고객 라이프스타일이 다양해지면서 적은 인원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미니 케이크 수요가 늘고 있다"며 "불황 속에서도 작은 지출로 만족을 얻으려는 소비 성향과 원재료비 부담 속에서 매출을 방어해야 하는 기업의 이해관계가 맞물린 결과"라고 말했다.

박상경 한경닷컴 기자 highseo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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