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라 아라미드(산업용 아라미드), 탄소섬유 등 국내 첨단소재 수출이 미국·이란 전쟁이 본격화한 지난 3월을 기점으로 일제히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쟁으로 소진된 방탄 물자를 재보충하려는 수요와 고유가로 인한 수소·전기차 시장 관심 증가 등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파라 아라미드는 강철보다 인장력(양쪽으로 잡아당길 때 버티는 힘)이 5배 이상 높지만, 무게는 5분의 1에 불과해 ‘슈퍼 섬유’로 불린다. 방탄 소재와 광케이블 등 고부가가치 산업에 활용된다. 국내 기업으로는 코오롱인더스트리와 HS효성첨단소재, 태광산업 등이 생산한다.
주목할 점은 국산 아라미드 판매 단가가 회복 조짐을 보인다는 것이다. 아라미드 수출 단가는 지난 3월 t당 1만5166달러로 집계됐다. 수출 단가가 최저점을 기록한 작년 4월 1만4396달러에 비해 시황이 개선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국산 아라미드 시세는 2022년 t당 2만3029달러를 호가했지만, 중국이 증설에 나선 2023년 이후 t당 1만4000달러대로 추락했다.
테라프탈로일 디클로라이드(TPC) 등 주요 석유화학 원료 가격 상승도 판매가를 끌어올렸다. 업계 관계자는 “전후 방탄 물자 보급 및 광케이블 재건 수요와 관련한 문의가 늘고 있다”며 “수요가 증가한 덕분에 원료 가격 상승분을 판매가에 전가할 수 있는 여력이 생겼다”고 말했다.
탄소섬유가 대표적이다. 탄소섬유 수출액과 수출량은 각각 1485만달러, 985t으로 한 달 새 51%, 65% 증가했다. 월별 수출량 기준으로는 2023년 3월 1113t 이후 가장 많다. 수출단가는 t당 1만5076달러로 지난해 평균치(t당 1만6063달러)보다 떨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증설 여파로 범용 탄소섬유 위주로 가격이 내려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탄소섬유는 철보다 무게가 4분의 1 수준으로 가볍지만, 강도는 10배 이상 강한 소재다. 자전거와 골프채 등 스포츠용품에 쓰이는 범용 탄소섬유와 첨단산업에 투입되는 특수 탄소섬유로 나뉜다. 이 중 특수 탄소섬유는 안정성과 경량화를 동시에 갖춰야 하는 수소연료탱크와 배터리 케이스, 풍력터빈 블레이드 등에 사용된다. 국내에선 도레이첨단소재와 HS효성첨단소재 등이 생산하고 있다.
솔루션스타이렌부타디엔고무(SSBR)를 비롯한 SBR계열 고무 제품 수출도 이 기간 4795만t에서 4997만t으로 소폭 증가했다. SSBR은 내구성과 내마모성을 동시에 개선한 합성고무로, 전기차 등 프리미엄 타이어에 적용된다. 핵심 원재료인 부타디엔 가격이 급등하면서 SSBR 가격도 덩달아 올랐다.
글로벌 합성고무 1위 기업인 금호석유화학은 최근 3만5000t 규모의 SSBR 라인 증설을 마무리하고 상업 생산에 들어갔다. 이 회사의 연간 생산능력은 기존 12만3000t에서 15만8000t 규모로 늘었다. 롯데케미칼도 합성고무 계열사인 롯데베르살리스 앨라스토머스에 올해 2월 유상증자를 통해 300억원 규모를 출자하는 등 SSBR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안시욱 기자 siook95@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