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이알글로벌리츠는 2020년 국내 최초의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로 주목받으며 증시에 입성했다. 연 7%대라는 고 배당률과 벨기에 정부라는 초우량 임차인을 앞세워 한때 ‘국민 리츠’로도 통했다. 하지만 상장 리츠로는 처음으로 회생절차를 신청했다는 기록을 남기게 됐다.
제이알글로벌리츠가 회생 절차를 결정한 이유는 일단 단기 유동성 압박이다. 전자단기사채 400억원어치와 공모사채 600억원어치 만기가 지난달 도래했으나 자금 조달에 실패했다. 고환율도 문제가 됐다. 원·유로 환율 급등으로 환 헤지 정산금이 1000억원가량 발생했다. 금리 상승과 리츠에 담긴 자산 가치 하락도 결정타다. 제이알글로벌리츠가 자산 중 하나인 벨기에 파이낸스타워를 편입했을 때만 해도 대출금리는 연 1%대였다. 하지만 2024년 말 차환(리파이낸싱) 과정에서 금리가 연 4~5%대로 급등했다. 시장에서는 저금리 시대의 자금 조달 구조가 고금리 환경에서 위기의 원인이 됐다고 분석하고 있다.
여기에 유럽 부동산 가치 하락으로 담보인정비율(LTV)이 치솟자 현지 대주단은 임차료 등을 대출 상환 등에 우선 쓰도록 하는 캐시 트랩을 발동했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대주단이 파이낸스타워 가치를 지나치게 낮게 평가했다며 법적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또 다른 자산인 미국 맨해튼 건물도 매각하겠다는 계획이다.
리츠 ETF 투자자도 2차 피해를 피하기 어렵다. TIGER 리츠부동산인프라, PLUS K리츠 등 제이알글로벌리츠 편입 ETF는 리밸런싱(종목 교체)이 불가능해서다. 제이알글로벌리츠 채권을 들고 있는 개인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신용등급이 3월 ‘A-’에서 채무불이행을 뜻하는 ‘D’로 추락하면서 매매가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제이알글로벌리츠 특별검사에 착수했다.
시장에서는 제이알글로벌리츠의 회생절차 신청 여파가 상장 리츠 전반의 투자심리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국내 상장 리츠 25곳의 합산 시총은 약 10조원이다. 한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리츠 시장 전반의 리스크 관리 체계를 재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석철/배정철 기자 dols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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