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50대 그룹이 보유한 비업무용 부동산 규모가 10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그룹이 12조원대로 가장 많은 자산을 보유한 가운데, 롯데와 한화 등 주요 대기업들의 부동산 가치도 일제히 상승하며 기업 자산 운용의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6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50대 그룹 중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181개 계열사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지난해 기준 비업무용 부동산(공시상 투자부동산)의 공정가치 총액은 106조283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4.2% 증가한 수치다.
비업무용 부동산은 기업이 생산이나 영업 활동에 직접 사용하지 않고 임대 수익이나 시세 차익을 목적으로 보유하는 자산을 말한다.
그룹별로는 삼성이 12조7690억원으로 1위를 기록했다. 전년보다 8.2% 감소했으나 여전히 압도적인 규모다.
특히 계열사인 삼성생명이 그룹 전체 물량의 대부분인 11조7863억원을 보유해 금융 계열사의 부동산 쏠림 현상이 두드러졌다.
롯데그룹은 전년 대비 11.5% 증가한 11조5178억원을 기록하며 2위에 올랐다. 롯데쇼핑(6조8284억원)과 호텔롯데(2조7902억원)가 전체의 80% 이상을 차지했다.
이어 한화그룹(8조8244억원), KT그룹(8조3334억원), 미래에셋그룹(5조7684억원) 순으로 보유 규모가 컸으며, 다우키움그룹은 1년 새 부동산 가치가 71.9% 급증하며 가장 가파른 상승 폭을 보였다.
자산 총액 대비 비업무용 부동산 비중이 10%를 상회하는 이른바 '부동산 비중 과다' 그룹은 HDC그룹(15.3%), KT&G그룹(11.1%), KT그룹(10.5%), 현대백화점그룹(10.0%) 등 4곳으로 나타났다. 이들 그룹의 비중은 전체 평균인 2.3%를 4배 이상 웃도는 수준이다.
시세 차익 측면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가 확인됐는데, 취득가액 대비 현재 가치가 2배 이상 뛴 계열사는 46곳에 달했다. 특히 HDC영창은 가치가 857.3%나 폭등했으며, KT알파(654%), 롯데정밀화학(617%) 등이 뒤를 이었다.
기업들의 비업무용 부동산은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 의지와 맞물려 기업 경영의 중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9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기업이 당장 필요치 않은 대규모 부동산을 보유하는 것은 자원 배분의 비효율을 초래한다"며 정책실에 대대적인 보유 부담 강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무슨 수를 써서라도 부동산 투기로 이익을 보는 것을 불가능하게 만들겠다"며, 주택과 농지에 이어 기업의 비업무용 부동산까지 규제 범위를 확장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리더스인덱스 측은 "이번 조사는 비업무용 부동산이 기업들 본업 외에 안정적 수익 창출에 활용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data/user/0/com.samsung.android.app.notes/files/clipdata/clipdata_bodytext_260506_072315_223.sdocx-->
한편, 기업의 부동산 보유를 투기로만 간주하는 정부의 규제 움직임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비업무용 자산이라 하더라도 실제로는 미래 사업 부지 확보나 경기 침체 시 현금 흐름을 떠받치는 재무적 안전판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업종별 특성을 무시한 보유 부담 강화는 기업의 정당한 경영 판단을 위축시키고 자산 운용의 자율성을 침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data/user/0/com.samsung.android.app.notes/files/clipdata/clipdata_bodytext_260506_074832_718.sdocx-->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