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 21%↑·경유 30%↑…소비자물가 1년9개월 만에 최고

입력 2026-05-06 08:20   수정 2026-05-06 08:41


미국·이란 전쟁에 따라 국제 유가가 고공행진하면서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1년9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휘발유와 경유를 비롯한 석유제품 가격이 20% 넘게 오른 영향이다. 여기에 국제항공료가 고공행진하는 등 서비스 가격도 급등했다.

국가데이터처가 6일 발표한 '4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9.37(2020년=100)로 1년 전보다 2.6% 상승했다. 2024년 7월(2.6%) 이후 최대 폭 상승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2월 2.3%, 지난 1·2월 2.0%로 하락 흐름을 보이다가 중동 전쟁 여파로 3월 2.2%로 오른 뒤 단숨에 0.4%포인트 상승했다.

물가 상승세를 이끈 것은 석유류였다. 지난달 석유류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21.9% 급등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2022년 7월(35.2%) 후 3년9개월 만의 최대 상승폭이다. 품목별로 보면 휘발유 가격은 21.1% 올라 2022년 7월(22.5%) 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경유는 30.8% 뛰어 역시 2022년 7월(47.0%) 이후 가장 크게 올랐다. 등유도 18.7% 상승하며 2023년 2월 후 최고 상승폭을 나타냈다. 하지만 이 같은 상승률도 석유제품 최고가격제 영향이 반영된 것이다. 이 제도가 없었다면 상승폭은 더 컸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두원 국가데이터처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구체적 수치를 산출하지는 않았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회원국과 비교할 때 우리나라 석유류 가격 상승폭이 작았다"며 “최고가격제가 소비자물가 상승을 일부 완화시키는 효과는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석유류 가격 상승이 단순히 유가에 그치지 않고 일부 개인서비스와 항공료로 전이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석유류 가격 급등은 서비스 물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제항공료는 유류할증료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9% 상승했다.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통상 2월 중순~3월 중순 국제유가를 기준으로 산정하는 만큼 다음달에도 오름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국가데이터처 설명이다. 2월 국제유가를 반영해 4월 유류할증료를 산출하는 국내항공료는 다음달부터 국제유가 인상폭이 반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개인서비스 물가도 전년 대비 3.2% 상승했다. 자동차 수리비와 세탁료 등이 대표적이다. 엔진오일 교체료 상승률은 지난달 3.5%에서 이달 11.6%로 높아졌고 세탁료 상승률도 8.9%를 기록했다. 나프타 가격 상승 영향이 반영된 주택수선재료 가격 상승률도 1.0%에서 3.7%로 높아졌다.

반면 농축산물 물가는 전년 대비 0.5% 하락했다. 채소류 가격이 12.6% 떨어진 영향이 컸다. 배추(-27.3%), 양파(-32.0%), 무(-43.0%) 등의 하락폭이 두드러졌다. 반면 쌀(14.4%), 돼지고기(5.1%), 국산 소고기(5.0%) 등의 오름폭은 상대적으로 컸다.

국제유가 상승분이 시차를 두고 반영되는 만큼 5월 물가 상승 압력은 더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가데이터처 관계자는 “석유류 가격은 다음달에도 소폭 상승할 여지가 있다”며 “국제유가 흐름에 따라 추가적인 서비스 가격 상승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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