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실험실에서나 접한 미생물 유글레나로 항공유를 만들 수 있을 거라고 상상이나 했겠습니까.”조창호 유일바이오텍 대표(34)는 7일 인터뷰에서 “유글레나에서 추출한 지질로 만든 지속가능항공유(SAF)가 국내 최초로 국제 항공연료 기준(ASTM)을 충족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단세포 원생동물인 유글레나는 식물처럼 광합성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배출하는 게 특징이다. 59가지 영양 성분을 함유해 식의약품 소재로도 활용되는 등 바이오 신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유글레나의 지질을 추출해 활용 가능성을 분석하던 중 SAF 원료 적합도가 90% 이상이라는 결과를 얻었다. 마침 일본에서도 지난해 유글레나 기반 항공유 생산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하지만 곧바로 난관에 부딪혔다. 일본 오키나와 이시가키섬처럼 연중 기온이 일정한 곳에서는 야외 배양이 가능하지만 사계절이 뚜렷한 한국에서는 같은 방식의 대량 생산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조 대표는 이 같은 제약을 기술로 극복했다. 미생물을 고온·고압 방식으로 처리하는 대신 화학 공정을 통해 배지와 배양기를 동시 소독하고 사용한 약품까지 다시 영양원으로 활용하는 ‘SN-TECH’ 공정을 개발했다. 설비 투자 비용과 에너지 사용량을 90% 이상 줄일 수 있었다는 게 조 대표의 설명이다. 3.3㎡당 배양 가능한 유글레나가 약 1t에 달했다.
조 대표는 유글레나를 활용한 항공유의 잠재력이 크다고 강조한다. 그는 “옥수수 등을 활용한 바이오 항공유는 국제 규격에 맞추려면 5단계 이상의 정제 공정을 거쳐야 하지만 유글레나는 단 한 번의 공정만으로 균일한 품질의 원료를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며 “유럽연합(EU)이 2030년까지 (대체 항공유로 활용 중인) 팜유 사용을 단계적으로 축소할 방침이어서 유글레나 항공유의 입지가 넓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항공사 에어제타와 협력해 올해 미생물 기반 SAF 실증 비행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하나의 생산 공정에서 항공유부터 화장품, 의약 소재까지 생산할 수 있는 구조가 경쟁력”이라며 “설비 투자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고 국내외 항공유 시장을 개척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최진영 기자 real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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