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김위상 국민의힘 의원이 고용노동부에서 받은 성과배분제 도입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 300인 이상 기업의 성과배분제 도입률은 43.8%에 달했다. 1000명 이상 대기업만 따지면 46.2%까지 올라간다. 반면 300명 미만 중소기업은 6.4%에 그쳤다. 성과배분제는 기업의 경영 목표 달성 여부를 기준으로 현금, 주식, 복지기금 등을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집단형 성과보상 제도다. 개인 평가에 따른 개별 성과급과는 구별된다.
성과 보상 체계가 소수 대기업에 집중된 구조는 가뜩이나 악화한 대기업 위주 1차 노동시장과 중소기업·비정규직 위주 2차 노동시장 간 간극을 더욱 벌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예컨대 삼성전자에는 소재·부품·장비·물류 등 150여 개 협력업체와 3만5000명의 사내 하청 노동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들은 성과급 논의에서 철저히 배제돼 있다.
한국노동연구원이 지난 4월 발표한 ‘임금구조 국제 비교로 본 정책 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기업(사업장) 규모’가 임금 불공정에 끼치는 영향이 독일,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등 유럽 주요 7개국에 비해 압도적으로 컸다.
이렇다 보니 성과배분제가 임금 협상의 핵심 의제로 굳어졌다. 과거엔 경영성과급이 초과 이익을 회사의 결정에 따라 나누는 개념이었지만, 이제는 연례적으로 지급받는 ‘준고정 보상’처럼 인식되기 시작했다.
미국은 성과 보상의 비중이 크지만 한국처럼 기업 전체 성과를 집단적으로 나누기보다 개인 성과에 따라 보상하는 구조다. 현금보다는 주식으로 지급해 기업의 장기 가치와 직원의 이해를 일치시키는 방식이다. 독일은 성과배분제를 운영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직무·숙련 중심 임금 체계를 유지한다. 또 산별노조 등의 영향으로 대기업 정규직만 초과 이익을 독점하기 어렵다. 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본래 성과배분제의 취지는 기업 구성원이 성과를 함께 나누는 ‘상생’이지만, 최근엔 보상 극대화 경쟁으로 변질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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