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란 핵농축 20년 중단·호르무즈 단계적 개방 등 요구"

입력 2026-05-08 18:52  

"美, 이란 핵농축 20년 중단·호르무즈 단계적 개방 등 요구"
WSJ, 당국자 접촉 토대로 대이란 '7대 요구사항' 분석
핵개발 포기·핵물질 반출·요구시 즉각 사찰 등 포함
"이란 최근 강경론에 비춰볼 때 수용 가능성 희박할 듯"


(서울=연합뉴스) 곽민서 기자 = 미국이 이란과의 종전협상에서 핵농축 20년 중단과 호르무즈 해협의 점진적 개방 등을 사실상 마지노선으로 삼는 것으로 전해졌다.
WSJ은 6일(현지시간) 이란과의 종전협상에 대한 논평을 담은 사설에서 미국 정부 고위 당국자들과 자신들의 논의 내용을 따져보면 이 같은 요구조건이 드러난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미국은 ▲ 우라늄 농축의 20년 중단 ▲ 포르도·나탄즈·이스파한 핵시설 해체 ▲ 지하 핵 활동 금지 ▲ 모든 농축 핵물질 반납 ▲ 핵무기 개발 포기 약속 ▲ 이란 내 핵 사찰 허용과 위반시 제재 ▲ 호르무즈 해협의 재개방 등 크게 7가지를 이란에 원하고 있다고 정리했다.
지구촌의 이목이 집중된 '에너지 동맥' 호르무즈 해협에 대해 미국은 자국의 해상봉쇄 완화에 발맞춰 이란이 단계적으로 봉쇄를 완화해 최종 합의 때 완전히 개방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이란이 우라늄 농축을 중단할 모라토리움 기간으로 20년을 추진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이번 협상 과정에서 12∼15년 농축 유예안이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실제 미국은 당초 계획대로 20년 농축 유예를 요구했다는 것이다.
소위 '무기급 우라늄'으로 불리는 핵물질을 비롯해 이란이 보유한 모든 농축 우라늄의 반납도 요구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란이 이미 보유한 60% 농축 우라늄 440㎏ 외에도 20% 농축우라늄이나 5% 이하 저농축 우라늄 수천㎏도 향후 핵 프로그램 재건을 위한 기반이 될 수 있다는 게 미국의 우려라는 얘기다.

WSJ은 이란이 포르도, 나탄즈, 이스파한 등지에서 핵무기 개발에 활용한 것으로 의심되는 시설의 완전한 해체, 지하 핵 작업 금지, 요구가 있을 때마다 즉각 이뤄지는 핵사찰과 위반시 제재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란은 미국의 요구 사항 중 대부분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에 따르면 베흐남 사에디 이란 의회 국가안보외교정책위원회 부위원장은 7일 이란의 협상 '레드라인'에는 우라늄 농축 권리,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 대이란 제재의 완전한 해제, 이란 동결 자산 해제 등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사에디 부위원장은 미국이 이란의 우라늄 농축 권리를 인정하지 않으면 "협상은 실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란 측 관계자 3명도 미국이 고농축 우라늄(HEU) 비축분 인도와 주요 핵시설 폐쇄, 20년간의 핵농축 중단을 선제적으로 확약할 것을 요구함에 따라 현재 협상이 교착 상태에 머물러 있다고 뉴욕타임스(NYT)에 전했다.
이 관계자들은 이란이 고농축 우라늄 비축량의 일부를 희석하고 나머지는 러시아 등 제3국으로 이전하며, 10∼15년간 농축을 중단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했다고 덧붙였다.
이란 내부에서도 핵 문제에 대한 이견은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상황이다. 특히 이란 내 주요 의사 결정권자로 알려진 아흐마디 바히디 이란혁명수비대(IRGC) 사령관은 미국과의 협상에 회의적인 '강경파'로 알려져 있다.
미국과 이란은 종전협상의 큰 틀을 담은 양해각서를 먼저 체결한 뒤 그 시점부터 30일간 이어질 휴전 기간에 세부 의제를 두고 교섭을 시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mskwa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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