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이날 노무·생산 운영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그룹 노무 컨트롤타워인 정책개발담당에 최준영 사장을 임명했다. 기존 부사장(실장)이 맡던 보직을 사장급(담당)으로 한 단계 높였다. 그룹 전반의 노사 리스크를 최고위급에서 다루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기아 국내생산담당 겸 최고안전책임자(CSO)이던 최 사장은 2018년부터 기아 대표를 맡으며 노사 협상을 원만하게 이끈 현장 전문가다. 지난해까지 5년 연속 파업 없는 임단협 타결을 이뤄냈다.
최 사장이 떠난 기아 국내생산담당 겸 CSO 자리는 송민수 부사장이 이어받는다. 기아 화성공장장 출신인 송 부사장은 생산 분야 전문가로 꼽힌다. 후임 화성공장장에는 소득영 기아 생산기술센터장(전무)이, 기아 생산기술센터장에는 정광호 생산기술1실장(상무)이 보임됐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인사에서 계열사인 현대모비스에도 부사장급 보직(노사정책담당)을 신설했다. 기존 그룹의 노무 업무를 책임지던 정상빈 현대차·기아 정책개발실장(부사장)이 이 자리로 이동했다. 그동안 상무급(노사정책실장)이 총괄하던 노무 업무를 두 단계 격상한 조치다. 부품 계열사의 노사 현안이 완성차 생산 차질로 이어지는 상황을 사전에 관리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현대차그룹도 예외는 아니다. 전국금속노조는 지난달 22일 현대차 울산공장을 방문해 생산·보안·판매·구내식당 업무를 하는 하청 근로자 1675명과 교섭에 응하라고 압박했다. 원청인 현대차가 교섭에 나서지 않으면 오는 7월부터 총파업에 들어가겠다고 예고했다. 현대모비스에 부사장급 노무 전담 보직을 신설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현대모비스 자회사인 모트라스, 유니투스 등의 금속노조원 150여 명은 법 시행 첫날부터 “진짜 사장 나오라”며 원청 교섭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다른 기업도 후폭풍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노동위원회는 지난달 16일 자회사 하청 근로자에 대한 현대제철의 사용자성을 인정했다. 하청 노조와 직접 교섭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는 의미다. 한화오션도 급식업체 웰리브 노조의 사용자성이 인정됐다. 포스코 또한 사용자성이 인정돼 올해부터 하청 노조 3곳과 단체교섭을 하게 됐다. SK하이닉스 하청업체 노조는 지난달 30일 원청 수준의 성과급을 요구하며 교섭 요구서를 제출했다. 물류 업종인 CJ대한통운 역시 대리점 택배기사들이 원청을 상대로 직접 교섭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아지자 비상 관리 체계에 들어갔다. 업계 관계자는 “원청이 하청 노조와 직접 협상 테이블에 앉으면 기존 교섭 창구 단일화 체계가 무너지고 파업 리스크가 상시화할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양길성/정상원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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