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정원 사건 무마 의혹' 강남서, 버닝썬 이후 최대 물갈이

입력 2026-05-13 07:23   수정 2026-05-13 07:24



비위 의혹이 불거진 서울 강남경찰서 수사 및 형사 실무자들이 모두 교체됐다.

13일 경찰에 따르면 전날 서울경찰청 내부망에 공지된 2026년 상반기 경정급 정기 인사에서 강남서는 수사 1·2·3과장과 형사 1·2 과장 등 수사·형사과장 5명 전원이 새로 발령 났다. 특히 신임 수사 1과장에는 경북청, 수사 2·3 과장에는 경기남부청 출신이 부임하면서 서울 밖 인사로 채워졌다.

수사 1·2 과는 인플루언서인 방송인 양정원이 프랜차이즈 필라테스 학원의 가맹점주들로부터 사기 등 혐의로 고소당한 사건을 담당해왔다.

양정원은 2024년 한 프랜차이즈 필라테스 학원의 가맹점주들로부터 사기 등 혐의로 여러 차례 고소당했다. 이 학원 광고 모델이자 직영점 점주였던 양정원이 본사 경영에 적극 관여하며 불법 행위에 연루됐다는 것이 요지였다.

점주들은 양정원의 상세 프로필과 그의 학원 운영 노하우를 공유하겠다는 내용의 가맹 모집 홍보물에 속았다는 입장이었다. 또한 가맹본부가 예상 수익을 부풀려 홍보하고 필라테스 기구도 시중가보다 고가로 공급해 사기성 피해를 보았는데, 이 과정에 양정원이 관여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반면 양정원은 "광고 모델만 했을 뿐 구체적 사업 내용은 모른다"라는 입장이었다.

해당 사건과 관련해 당시 강남서는 양정원을 참고인 신분으로 한 차례 소환한 후 같은 해 12월 '혐의 없음'으로 불송치 결정했다.

하지만 이후 양정원의 남편 이 모 씨가 당시 수사 1과 팀장에게 향응을 제공하고 양정원에 대한 수사 무마를 청탁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이번 인사는 양정원 사건 수사 무마 의혹과 관련해 순환 인사를 실시하겠다는 국가수사본부의 발표 이후 단행됐다.

박성주 국가수사본부장은 11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강남서에서 발생한 유착 의혹과 관련해서 강남권 수사 부서 경정·경감급에 대한 근무 기강을 포함한 여러 가지 내부 평가를 고려해 순환 인사를 실시할 계획"이라며 "순환 인사를 실시한 이후 여론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향후 인사에 주기적으로 적용할지 등을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경찰은 지난 6일부터 전국 수사 부서를 대상으로 비위 등에 대한 합동 점검을 진행 중이라고도 했다.

강남서는 과장급 인사뿐 아니라 형사 라인도 강서경찰서 형사 1과장이 강남서 1과장으로, 용산경찰서 형사과장이 2과장으로 이동하며 모두 바뀌었다. 경정 아래 계급들에 대한 인사도 예정된 만큼, 강남서에 대한 '물갈이' 조치는 2019년 '버닝썬' 논란 이후 최대폭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강남서는 8일 강남권 외 수사 경력자를 상대로 한 수사·형사과 팀장·팀원 보직 공모도 시작했다.

강남서는 버닝썬 사건 이후 경찰청이 내놓은 '유착 비리 근절 대책'에 따라 '특별 인사 관리 구역'으로 지정됐다. 하지만 양정원에 앞서 방송인 박나래 사건을 담당하던 형사과장이 돌연 퇴사 후 박나래를 담당하던 대형 로펌에 취업하거나, 임의제출 받은 비트코인 22개가 외부로 유출되는 등 근무 기강이 해이하거나 비위가 의심된다는 의혹 제기가 지속적으로 있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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