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공식 유튜브 채널에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표현으로 해석될 수 있는 자막이 등장한 것과 관련해 노무현재단이 유감을 표명했다. 재단은 대중적 영향력이 큰 프로스포츠 구단의 공식 채널에서 혐오 표현이 걸러지지 않았다며 경위 공개와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했다.
노무현재단은 13일 입장문을 내고 "대중적 영향력이 큰 프로스포츠 구단의 공식 채널에서 특정 커뮤니티의 혐오 용어가 여과 없이 사용된 이번 사태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논란은 롯데 구단이 지난 11일 자체 유튜브 채널 '자이언츠 티비'에 올린 영상에서 불거졌다. 해당 영상은 10일 부산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전 승리 장면을 담은 콘텐츠였다.
문제가 된 장면은 롯데 내야수 노진혁 선수가 박수를 치는 뒷모습이었다. 구단은 이 장면에 '무한 박수'라는 자막을 달았다. 이후 노진혁 선수 유니폼에 적힌 '노'자와 자막의 '무한 박수'가 함께 보이는 장면이 온라인에서 회자됐다.
일부 야구팬들은 해당 표현이 극우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노 전 대통령을 비하할 때 쓰이는 말과 맞닿아 있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커지자 롯데 구단은 노무현재단에 "촬영과 편집 과정에서 해당 표현의 연상 가능성을 충분히 인지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이미 수많은 시민이 깊은 상처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재단은 스포츠가 갖는 공적 성격도 강조했다. 재단은 "스포츠는 서로를 존중하는 평화와 화합의 장이어야 한다"며 "누군가를 향한 조롱과 혐오가 재미나 실수로 면죄되는 일은 결코 반복돼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또 롯데 구단을 향해 이번 사태의 경위와 내부 조사 결과를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콘텐츠 제작과 검수 과정 전반을 점검하고, 강력한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재단은 "이번 사태의 경위와 내부 조사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촉구한다"며 "콘텐츠 제작 및 검수 전반에 걸친 철저한 검증과 강력한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고, 책임자에 대한 엄중한 문책 조처를 해 결과를 공개하라"고 했다.
구단 측은 "문제가 된 자막은 편집 과정에서 해당 표현의 연상 가능성을 충분히 인지하지 못한 채 사용되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불쾌감과 심려를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앞으로 이와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콘텐츠 제작 및 검수 과정 전반을 더욱 철저히 점검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영상에 자막을 붙인 협력사 직원은 일이 있고 난 뒤 퇴사했다"며 "혐오 표현을 고의로 붙인 것은 절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향후 협력사에서 제작한 구단 유튜브 영상을 2차, 3차로 구단에서 직접 확인하는 시스템을 마련하기로 했다.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재차 사과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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