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무인 성인용품점이 늘어나면서 청소년 출입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매장 입구에 ‘19세 미만 출입 금지’라는 안내문만 달랑 걸어두는 등 별다른 관리 체계가 없는 점포가 대부분이어서다.13일 업계에 따르면 무인 성인용품점 프랜차이즈 5개 업체가 전국에 운영하는 매장은 200곳 이상으로 추정된다. 무인 성인용품점은 코로나19 사태 당시 무인점포 열풍에 힘입어 급증했다. 주변 사람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특징도 증가세에 영향을 미쳤다.
성평등가족부 고시는 무인 성인용품점을 청소년 출입 고용금지 업소로 분류하고 있다. 또 성기 모양 자위기구 등 성인용품은 청소년 유해물건으로 규정했다. 이에 따라 업주는 청소년 출입을 막아야 하고, 성인용품을 판매해서도 안 된다.
문제는 제도가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날 방문한 서울 영등포구의 한 무인 성인용품점의 문은 손잡이를 밀자 그냥 열렸다. ‘19세 미만 출입 고용 금지 업소’라는 스티커만 붙어 있을 뿐 신분증 인식, 모바일 본인 인증 기기 등을 통한 성인인증 절차가 없었다. 청소년도 마음만 먹으면 들어갈 수 있는 셈이다. 종로구에 있는 무인 성인용품점에서는 성인인증 없이 성인용품을 구매할 수 있었다.
무인 성인용품점은 규제 사각지대에 있어 관리가 어렵다. 성인용품업은 문구점처럼 자유업으로 분류된다. 학교 반경 200m 밖이라면 사업자등록만으로 쉽게 개업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지방자치단체도 영업 현황을 파악하기 쉽지 않다.
현행 제도가 사후 처벌에 치중된 것도 문제로 거론된다. 청소년보호법에 따라 청소년에게 유해물건을 판매하거나 출입 고용 금지업소에 청소년을 들이면 징역형 또는 벌금형 대상이 된다. 하지만 청소년 출입을 막기 위한 절차를 갖추지 않았다는 것만으로는 무인 성인용품점 업주를 제재할 수 없다.
서울 자치구 관계자는 “청소년이 무인 성인용품점에 들어가거나 물건을 사는 현장을 적발하지 않는 한 단속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성평등가족부는 1년에 7회 지자체, 경찰과 함께 합동 점검을 하는데 횟수를 늘릴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성인용품업을 자유업에서 허가제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허가제에 해당하는 업종은 허가증을 받아야 영업할 수 있다. 성인용품업이 허가제로 바뀌면 관할 기관은 개업 전에 청소년 출입 및 성인용품 구매 차단 방안을 검사할 수 있게 된다.
진영기 기자 young7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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