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이하 AI) 시대 핵심 자원으로 전력과 컴퓨팅 파워가 부상하면서 전력기기 산업이 새로운 슈퍼사이클에 진입하고 있다.14일 교보증권에 따르면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AI 인프라 투자가 계속 확대되는 가운데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폭증하면서 변압기와 송배전 장비 등 전력기기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등 주요 하이퍼스케일러들은 최근에도 AI 투자 규모를 확대했다.
특히 AI 사업의 수익성까지 개선되면서 시장에서는 인프라 투자가 장기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구글 클라우드는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AI 투자의 수익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 따라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 역시 급증하고 있다. 특히 엔비디아의 차세대 GPU 기반 서버 랙은 이전 세대 대비 훨씬 많은 전력을 요구한다.
교보증권은 이전 호퍼 대비 블랙웰 랙은 약 3배 이상의 전력을 소비하며 차세대 루빈 플랫폼은 전력 사용량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에서는 데이터센터가 신규 전력 수요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 (IEA)는 2028년 미국 전체 전력 사용량의 12%가 데이터센터에서 소비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발전 설비 확대와 함께 송배전망 투자도 급증하고 있다.
특히 전력기기 산업은 공급 확대가 쉽지 않은 구조라는 점에서 호황이 이어지고 있다. 초고압 변압기 리드타임은 기존 1~2년 수준에서 최근 4년까지 늘어났다.
수요는 폭증하는 반면 숙련 인력 중심 산업 특성상 생산능력 확대 속도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전력기기 업체들은 강한 가격 협상력을 확보하며 실적과 기업가치가 동시에 상승하고 있다.
국내 중전기기 3사의 수주잔고와 영업이익도 AI 투자 확대 이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최근 2년간 평균 시가총액은 과거 대비 약 6배 확대됐으며 거래대금도 급증했다.
시장에서는 AI발 전력 수요 확대가 장기화될 것으로 보고 전력기기를 핵심 성장 산업으로 평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형 전력기기 업체뿐 아니라 후발주자와 밸류체인 기업에도 기회가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공급 부족이 장기화되면서 중소형 업체들의 시장 진입과 점유율 확대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에스엔시스는 선박용 배전기술을 기반으로 데이터센터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ABB 검증 기술력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 확대 기대도 나온다.
KBI메탈은 구리 로드와 고압 케이블 사업에 이어 변압기 회사를 인수하며 전력기기 밸류체인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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