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파업 앞둔 삼성전자…정부는 '긴급조정권' 만지작

입력 2026-05-15 07:26   수정 2026-05-15 07:27


삼성전자 총파업 현실화 가능성이 커지자 정부가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거론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그동안 자율적 대화를 강조해 온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반도체 생산 차질이 현실화될 경우 정부가 직접 개입할 수 있다는 신호를 낸 것이다.

15일 정부와 노동계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공식적으로 "긴급조정권은 검토한 바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쟁의행위가 실제로 발생할 경우에 대비해 법적 요건과 발동 가능성을 점검하는 실무 검토는 병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앙노동위원회는 삼성전자 노사에 16일 사후조정 재개를 요청했고, 노동당국도 막판 대화 재개를 유도하고 있다. 다만 정부 내 기류 변화는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의 발언에서 뚜렷하게 드러났다.

김 장관은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파업이 발생한다면 긴급 조정도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그는 반도체 경쟁력 상실이 단순한 순위 하락이 아니라 생존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며, 파업 시 회복하기 어려운 경제적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이 멈출 경우 손실 규모가 최대 100조원에 이를 수 있다는 추산까지 나온다. 반도체 산업은 단일 사업장 차질이 고객사 납품, 글로벌 공급망, 수출 실적 전반으로 번질 수 있는 구조인 탓이다. 감산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어 정부의 위기 인식도 커지는 분위기다.

긴급조정권은 발동 즉시 파업을 중단시키고 30일간 쟁의행위를 금지하는 강력한 제도다. 노동3권 제한 논란과 정치적 부담이 큰 만큼 정부로서도 당장 꺼내기 어려운 카드다. 이 때문에 노동당국은 사후조정과 물밑 접촉을 병행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다만 총파업이 현실화해 시장 불안이 커질 경우 정부가 강경한 대응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현재의 대화 유도와 비공식 조율이 긴급조정권 발동을 피하기 위한 마지막 단계라는 해석도 나온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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