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플과 오픈AI의 관계가 2년 만에 협력에서 경쟁으로 변하고 있다. 애플이 자사 기본 인공지능(AI) 모델로 구글 제미나이를 낙점하자 오픈AI가 법적 대응까지 검토하고 나선 것이다. 한때 ‘윈윈 동맹’으로 평가받던 양사가 AI 패권 경쟁 속에서 충돌하고 있다.
14일(현지 시각)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오픈AI는 애플을 상대로 소송을 검토 중이다. 애플이 아이폰 등 자사 기기에서 챗GPT 통합 기능을 충분히 부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픈AI는 애플이 챗GPT 기능 구현 과정에서 성실한 노력을 다하지 않았고, 그 결과 자사 브랜드 평판에도 타격이 갔다고 판단했다.
양사는 지난 2024년 애플의 AI 시스템 ‘애플 인텔리전스’를 통해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당시 애플은 AI 성능이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던 음성비서 시리에 챗GPT를 접목했다. 오픈AI 역시 전 세계 아이폰 이용자를 기반으로 대규모 사용자 유입을 기대했다. 업계에서는 “애플은 AI 약점을 보완하고 오픈AI는 이용자 기반을 확대하는 전략적 동맹”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오픈AI 내부에서는 실제 결과가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는 불만이 커졌다. 챗GPT가 애플 운영체제(OS)에 깊숙이 통합되지 않았고 이용자 접근성도 낮았다는 것이다. 실제 아이폰 이용자들은 시리를 통해 챗GPT를 호출하는 과정이 복잡하고, 연결되더라도 챗GPT 앱보다 제한적인 답변만 제공된다고 지적했다.
양사 갈등은 소프트웨어를 넘어 하드웨어 시장으로도 번지고 있다. 오픈AI는 최근 애플의 전설적인 디자이너 조니 아이브가 설립한 AI 스타트업 ‘io’를 인수하며 자체 AI 기기 개발에 나섰다. 반면 애플 역시 AI 기능을 아이폰과 자체 생태계 중심으로 강화하고 있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도 지난해 말 양사 간 경쟁 가능성을 직접 언급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을 계약 갈등이 아니라 AI 시대 플랫폼 주도권 경쟁의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챗GPT처럼 성능이 뛰어난 AI 모델이라도 결국 스마트폰 운영체제(OS), 앱스토어, 음성비서 등 이용자 접점을 보유한 플랫폼 기업에 의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AI 시대 승부처가 ‘누가 더 뛰어난 AI를 만들었는가’에서 ‘누가 더 많은 이용자 접점을 장악했는가’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때 협력 관계였던 애플과 오픈AI가 2년 만에 경쟁 관계로 돌아선 배경이다.
박정원 인턴 기자 jason20147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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