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재판장 김준영)는 서울대 국어국문학과 A교수가 교원소청심사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해임처분 취소소송에서 지난 3월 원고 패소 판결했다.
A교수는 2018년 12편의 논문에서 자신이 지도한 대학원생 B씨 논문의 영문 초록과 문장 일부를 표절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서울대 연구진실성위원회는 이 가운데 4편은 연구부정행위에, 7편은 연구부적절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서울대 총장은 2024년 10월 A교수를 해임했다. 교원소청심사위가 A교수의 해임 취소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자 그는 불복 소송을 제기했다.
A교수는 서울대 연구진실성위가 논문별 위반 여부와 정도를 따로 판단해야 하는데도 전체 논문을 묶어 ‘중대한 위반’이라는 결론을 냈다고 항변했다. 또한 문제가 된 논문 중 일부에는 출처 표시가 있다고 맞섰다. A교수는 “징계양정 기준상 강등·정직에 불과한데도 징계 시효가 지난 다른 논문들까지 징계 사유로 참작했다”는 주장도 했다.
법원은 A교수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규정에 의하면 연구진실성위는 조사 대상 논문에 대해 개별적으로 연구윤리 위반 정도를 판정할 의무가 있는 것으로 해석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또한 A교수 논문의 문장이 비교 대상과 같은 표현을 다수 차용해 통상적인 범위를 넘는 중복 또는 유사성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A교수는 문제가 된 한 논문의 185쪽 말미에 각주로 다른 논문을 참조하라고 기재하는 등 포괄적으로 출처 표시를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위 각주는 185쪽의 마지막 문단 말미에 표시돼 있는데, 해당 문단은 그 위 문단과 여백으로 분리돼 있다”며 “독자는 위 각주 표시가 마지막 문단에 한정되는 것으로 이해할 여지가 많다”고 설명했다.
A교수는 영문 초록은 요약본에 불과하므로 타인의 문장 일부를 사용하더라도 큰 문제가 안 된다는 취지의 주장도 펼쳤다. 그러나 법원은 “논문 초록 또한 논문의 중요한 일부분”이라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대학교수는 일반 직업인보다 더 높은 윤리의식과 도덕성이 요구된다”며 징계 수위가 과하다는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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