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스 노트] 투자 대전환, 돈의 물길이 바뀐다

입력 2026-06-01 06:00   수정 2026-06-01 09:01

[에디터스 노트]

한경머니는 2005년 창간 이후 늘 돈의 흐름을 먼저 읽어 왔습니다. 닷컴 버블의 붕괴, 글로벌 금융위기의 충격, 코로나19 팬데믹의 공포. 그 모든 전환점마다 독자들과 함께 새로운 지형을 탐색하며 나침반 역할을 자임해 왔습니다. 그리고 지금, 또 하나의 결정적인 변곡점을 목격하고 있습니다. ‘생산적 금융’이라는 이름의 대전환입니다.

수십 년간 한국 금융의 피는 부동산을 향해 흘렀습니다. 담보가 없으면 대출이 없었고, 아파트가 없으면 노후도 없었습니다. 그 결과 가계부채는 사상 최고를 기록했고, 정작 기업과 혁신에 투자돼야 할 자금은 말랐습니다. 이재명 정부는 이 구조를 정면으로 바꾸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지난해 8월 국정계획 발표에서 공식화한 생산적 금융은 부동산과 단기 예금에 머물던 돈을 인공지능(AI), 반도체, 바이오 등 미래 산업으로 돌려 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입니다. 국민성장펀드 150조 원, 금융그룹들의 대규모 생산적 자금 공급 계획이 그 실행의 첫 장을 쓰고 있습니다.

효과는 이미 숫자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 취임 당시 2600선이던 코스피는 1년도 채 되지 않아 7000선을 돌파했고, 장중 8000선을 넘어서기도 했습니다. 코스피 1만 시대를 이야기하는 목소리도 더 이상 허황되게 들리지 않습니다. 자산가들의 포트폴리오도 빠르게 달라지고 있습니다. “SK하이닉스 주식 1000주를 팔면 강남 아파트 한 채를 살 수 있는 시대가 됐다”는 말이 현장에서 실감 나게 들립니다. 부동산 불패 신화에 기대던 투자자들이 자본시장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습니다.

생산적 금융은 하늘에서 뚝 떨어진 개념이 아닙니다. 오스트리아 경제학자 슘페터는 일찍이 혁신 산업에 자금을 공급하는 금융의 역할을 강조한 바 있습니다. 케인스의 투자 이론과 현대 금융안정론 역시 자산 순환 중심의 금융 팽창을 경계하며, 장기 투자와 산업 전환을 뒷받침하는 생산적 금융의 중요성을 역설합니다. 세계적 흐름도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반도체과학법, 영국의 인내자본 평가보고서, 일본의 이토 리포트는 모두 금융의 역할을 단순한 자금 중개에서 산업 성장의 엔진으로 재정의하려는 시도입니다.

물론 낙관만 하기는 이릅니다. 주식으로 번 돈이 결국 부동산 투자 대기 자금으로 흘러갈 수도 있습니다. 정책의 지속성에 대한 의구심도 여전합니다. 이번 호에서 만난 한 세무사는 “생산적 금융이 현 정부에서만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제도는 나왔지만 문화가 바뀌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방향 전환은 속도와 시간의 문제일 뿐입니다.

변화의 한복판에서 투자자에게 요구되는 것은 명확합니다. 자산 배분을 재조정하고 포트폴리오를 재설계해야 합니다. 부동산 중심의 자산 구조에서 벗어나 자본시장과 혁신 산업으로 눈을 돌려야 할 시점입니다. 이번 호 한경머니는 이 거대한 전환의 실체를 꼼꼼히 해부했습니다. 생산적 금융 정책의 현재와 미래, 금융그룹들의 전략, 자산가들의 포트폴리오 변화, 유망 투자처까지. 변화의 파도 앞에서 독자들이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의 가이드를 담았습니다. 한경머니는 돈의 흐름을 가장 먼저, 가장 정확하게 짚는 잡지로 언제나 독자와 함께 하겠습니다.




장승규 한경머니 편집장 sk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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