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연구원은 26일 공개한 ‘2026년 하반기 경제·산업 전망’ 보고서에서 연말까지 통관 기준 수출액이 작년보다 30.3% 증가한 9244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간 무역수지 흑자는 219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역시 지난해(774억달러)보다 182.9% 늘어난 사상 최대 수준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경제가 빠르게 회복하고 성장하면서 올해 명목 성장률이 10%에 육박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고 말했다.
환율 1440원땐 '소득 4만弗' 가능…구윤철 "잠재성장률 반등 총력"

이재명 대통령과 경제 컨트롤타워가 일제히 올해 우리나라 명목 경제성장률이 10%에 육박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놨다. 반도체 수출 호황이 최소한 내년까지 지속될 것이란 전망에서다.
환율만 도와준다면 올해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처음으로 4만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이 대통령은 26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중동전쟁 장기화 등 대외 여건의 어려움에도 경제가 빠르게 회복되고 성장해 올해 명목 성장률이 10%에 육박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고 말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도 “명목 성장률 10%는 어마어마한 수치”라며 “이렇게 되면 GDP와 세수도 함께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 역시 지난 24일 페이스북을 통해 올해 명목 성장률이 10% 수준에 이를 수 있다고 언급했다.
명목 성장률은 생산된 상품과 서비스의 가치를 현재 가격 기준으로 계산한다. 한국은행 등이 발표하는 실질 성장률은 명목 성장률에서 물가 변동을 제외한 수치다. 예컨대 명목 경제성장률이 10%라도 같은 기간 물가가 7% 올랐다면 실질 성장률은 3%에 미치지 못한다. 이 차이는 ‘GDP디플레이터’로 계산한다. 소비자물가뿐 아니라 투자·수출입 가격까지 반영한 종합 물가 지표다. 올해 한국의 실질 성장률 전망치가 2.5~3%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GDP디플레이터가 7~7.5%여야 명목 성장률이 10%라는 계산이 나온다.
정부가 GDP디플레이터를 높게 잡은 건 치솟은 반도체 수출 가격을 반영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산업연구원은 올해 반도체 수출액이 3501억달러로 지난해보다 101.1%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올해 수출 증가의 상당 부분이 물량 확대보다 반도체 가격 상승 효과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명목 성장률이 10%를 기록하면 2002년(11%) 후 24년 만에 최고치가 된다. 이 경우 1인당 GNI가 4만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015년 처음 3만달러를 넘어선 한국의 1인당 GNI는 지난해에도 3만6855달러에 그쳤다. 관건은 환율이다. 연평균 원·달러 환율이 1440원 정도가 돼야 1인당 GNI가 4만달러를 넘을 수 있다. 올해 들어 지난 22일까지 평균 원·달러 환율은 1474원을 기록했다. 남은 기간 평균 환율이 1410원대에서 유지돼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명목 성장률이 오르면 세수도 예상을 크게 웃돌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세수는 실질 성장률이 아니라 명목 성장률에 연동되기 때문이다. 구 부총리는 이날 ‘2026년 하반기 경제성장전략 주요 골자안’을 보고하며 “늘어나는 세수를 바탕으로 잠재성장률 반등과 양극화 해소 등 구조적 문제 해결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에는 중동전쟁 이후 공급망·에너지 대응, 인공지능(AI) 대전환과 초혁신경제 가속화, 양극화 대응 및 구조개혁 본격 착수 등 3대 분야 6대 과제가 담겼다.
산업연구원은 수출이 과도하게 반도체에 의존하는 점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총수출에서 반도체와 반도체를 활용하는 정보통신기기를 제외한 나머지 부문 수출액은 5123억달러로 전년(5038억달러) 대비 1.7%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권남훈 산업연구원장은 “반도체 다운턴(하향기)에 대응하고 중국의 추격을 감안해서라도 적극적이고 미래지향적인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대훈/김익환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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