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 수익률을 2배 추종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출시 첫날부터 기록적인 자금을 빨아들였다. 개인투자자의 매수세가 폭발해 상장 첫날 거래대금이 조 단위를 기록하고 금융투자협회 서버가 마비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상장된 18종의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품 중 개인투자자가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로 나타났다. 하루 만에 6908억원어치를 쓸어 담으며 역대 한국 증시에 상장된 ETF 중 상장 첫날 개인 순매수액으로는 최대 기록을 새로 세웠다.
2위인 삼성자산운용의 ‘KODEX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에도 6673억원의 개인 자금이 유입됐다. SK하이닉스 2배 추종 상품에만 1조3000억원 넘는 뭉칫돈이 쏠렸다. ‘KODEX 삼성전자 레버리지’(3155억원)와 ‘TIGER 삼성전자 레버리지’(2784억원)가 그 뒤를 이었다. 신한자산운용의 ‘SOL SK하이닉스 선물단일종목인버스2X’(350억원)도 개인 순매수 5위에 이름을 올렸다. 개인은 이날 하루 상위 5개 종목을 총 2조1000억원어치 넘게 사들였다.
개인 순매수에서는 미래에셋 TIGER가 약진한 점이 눈에 띈다. 두 상품을 합쳐 총 9692억원의 개인 순매수를 기록했다. 삼성자산운용 KODEX 상품보다 낮은 보수가 개인투자자의 선택을 받은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미래에셋 TIGER 등의 보수가 연 0.0901%인 데 비해 삼성자산운용 KODEX 상품의 보수는 연 0.29%로 상대적으로 높다. 반면 기관과 유동성공급자(LP) 물량을 합산한 전체 거래 규모에서는 삼성자산운용 KODEX가 저력을 발휘했다. ‘KODEX SK하이닉스 레버리지’의 전체 거래대금은 4조3882억원으로 집계돼 압도적 1위에 올랐다.
기대 수익이 사실상 같은 ETF들이 상장하면서 운용사 간 거래량 경쟁이 치열해진 가운데 일부 LP가 인위적으로 주문을 내 일종의 ‘자전성 거래’를 유도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실제로 일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서는 유안타·LS·SK·다올투자증권 등 중소형 증권사가 매수와 매도 상위 창구에 동시에 이름을 올리며 하루 수천만 주의 거래를 발생시켰다. 업계 관계자는 “거래량 부풀리기로 의심될 만큼의 주문량이 쏟아져 나왔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여러 LP가 각자 다른 시스템으로 호가를 대다 보니 주문이 부딪혀 거래가 많이 이뤄진 것”이라며 “시장 과열이 가라앉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박주연/전예진 기자 grumpy_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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