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다음 달 개막하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을 끝으로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29일 정몽규 회장은 공식 성명서를 통해 "이번 월드컵 이후 축구협회장 자리에서 물러나고자 한다"며 "대표팀이 본선에서 성과를 내도록 지원하는 것이 협회장으로서 마지막 소임이라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발표했다.
축구협회는 정 회장의 사의 표명에 대해 "지난해 2월 85.6%의 지지율로 4선에 성공한 정 회장의 이와 같은 결정은 월드컵 대표팀에 대한 축구 팬들의 전폭적인 지지와 응원을 간곡히 당부하기 위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한 중장기적 비전 수립과 이행에 매진해야 할 협회가 현재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숙고 끝에 내린 결정"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사흘 전 정례 임원 회의도 평소와 같이 주재했던 정 회장의 전격적인 사의 표명에 대해 축구협회 내부에서도 예상치 못했다는 반응이 나온다.
지난 2013년 제52대 대한축구협회장에 취임한 이래 13년간 한국 축구 행정을 이끌어온 정 회장은 오는 7월 19일(현지시간) 폐막하는 북중미 월드컵 일정이 모두 끝난 뒤 정식 사직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정 회장은 재임 기간 천안 코리아풋볼파크 건립, 디비전 시스템 구축, 파트너사 및 중계사와의 장기 계약을 통한 협회 재정 안정성 강화,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등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 불거진 절차적 논란과 승부조작 축구인에 대한 사면 시도 등으로 축구계 안팎의 비판을 받아왔다.
특히 문화체육관광부가 축구협회를 대상으로 특정감사를 벌인 뒤 정 회장을 비롯한 주요 인사들에게 '자격정지 이상'의 중징계를 요구하면서 퇴진 압박을 받아왔다.
당초 임기가 2029년까지였던 정 회장이 물러나게 되면서 축구협회는 차기 지휘부 구성을 위한 행정 절차를 밟아야 한다.
축구협회 정관에 따르면 회장이 궐위된 경우에는 부회장 선임 시 정한 순서(정한 순서가 없을 경우 부회장 중 연장자 순)에 따른 사람이 대한체육회의 인준을 받아 직무를 대행한다.
아울러 회장의 잔여 임기가 1년 이상 남았을 경우에는 60일 이내에 새 회장을 선출해야 한다.
다만 축구협회 측은 정 회장이 아직 공식 사표를 제출하기 전인 만큼, 향후 권한 대행 체제 가동과 관련해서는 별도로 이사회를 개최해 구체적인 일정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성명서 전문
2026 북중미 월드컵 개막이 불과 2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우리 국가대표팀은 그동안 열심히 월드컵 본선을 준비해왔으며, 저는 대표팀이 이번 대회에서 좋은 경기력을 펼치면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둘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대회 기간 동안 대표팀에게 아낌없는 지지와 응원을 보내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제가 축구협회를 맡아 운영하는 동안 여러 가지 논란과 비판이 있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은 다 제 부덕의 소치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번 월드컵이 끝난 뒤 축구협회장 자리에서 물러나고자 합니다.
대표팀이 본선에서 성과를 내도록 지원하는 것이 협회장으로서 마지막 소임이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제가 협회를 맡아서 일해오는 동안 격려와 지원을 해주신 축구인, 후원사, 언론인, 정부 관계자 그리고 팬 여러분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또 오랜 기간 축구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해온 축구협회 임직원과 연맹, 시도협회 관계자들에게도 고마운 인사를 전합니다.
이번 월드컵 이후 축구를 사랑하는 모든 분들이 힘과 지혜를 모아 다시 한번 미래를 향해 전진할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감사합니다.
박상경 한경닷컴 기자 highseo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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