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막으면 집값 잡힌다더니"…줄줄이 신고가 터진 동네 [돈앤톡]

입력 2026-06-02 06:30   수정 2026-06-02 09:49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 등 핵심지 집값이 다시 꿈틀대고 있습니다. 정부가 고강도 대출 규제로 시장 전반이 눌렸지만 고가 주택 지역에서 신고가가 나오면서입니다. 시장에서는 "대출 규제가 실수요층에는 영향을 주지만 현금 동원력이 있는 고가 주택 수요층에는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시 서초구 반포동에 있는 '아크로리버파크'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19일 63억원에 신고가 거래가 이뤄졌습니다. 직전월인 4월 거래된 최고가 60억원보다 3억원 더 올랐고, 올해 최저가 53억원(4월)보다 10억원 뛰었습니다.

잠원동에 있는 '신반포자이' 전용 59㎡는 지난달 8일 38억9000만원에 손바뀜됐습니다. 이 역시 신고가입니다. 지난해 2월 거래된 이후 첫 거래인데, 당시 거래된 30억6500만원보다 8억2500만원 더 뛰었습니다.

강남구 압구정동에 있는 '현대13차(208~211동)' 전용 108㎡는 지난달 21일 58억5000만원에 매매 계약을 체결해 신고가를 썼습니다. 2024년 4월 41억5000만원에 거래된 이후 첫 거래로 2년 만에 17억원 올랐습니다.

개포동에 있는 '래미안블레스티지' 전용 84㎡도 지난 16일 34억5000만원에 손바뀜해 신고가를 갈아치웠습니다. 지난해 6월 32억원에 거래된 이후 첫 거래로 당시보다 2억5000만원 더 오른 수준입니다.

용산구 한남동에 있는 '한남더힐' 전용 59㎡는 지난달 22일 38억원에 새 주인을 찾았습니다. 신고가 거래입니다. 기존 거래보다 6억8000만원 더 올랐습니다. 송파구 가락동에 있는 '현대(60동)' 전용 84㎡도 지난달 8일 14억8200만원에 거래돼 최고가를 기록했습니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현재 규제지역 내 주택담보대출은 집값 구간에 따라 한도가 제한됩니다. 15억원 이하 주택은 최대 6억원, 15억~25억원 구간은 최대 4억원, 25억원을 넘는 고가 주택은 최대 2억원 수준으로 묶여 있습니다. 여기에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까지 적용되면서 차입 가능 금액은 더 줄어드는 사례가 많습니다.

강남·서초·송파·용산구 등 고가 주택 시장은 대출 규제로 큰 타격을 받았습니다. 또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에 따른 이슈가 시장을 한 번 더 덮치면서 수요가 쪼그라들었습니다. 악재에도 시간이 지나면서 신고가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현상은 고가 주택 시장의 수요층 구조와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예컨대 30억원짜리 아파트를 매수한다고 가정하면 현재 대출 한도 체계상 받을 수 있는 금액은 최대 2억원 수준이라 사실상 매수자의 자금 조달 대부분이 현금에 의존해야 하는 구조입니다. 이는 강남권 고가 아파트를 매수하는 수요층은 애초에 대출 의존도가 높지 않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대출 규제를 강화하더라도 자산가 중심 시장에선 가격 하락 압력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는 뜻입니다.

김효선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위원은 "25억원 초과 시장은 주로 '현금 부자'들이 움직이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해당 시장은 정책적으론 역대 가장 강한 규제를 적용받고 있지만 공급 부족, 재건축 기대감, 현금 매수층 수요가 맞물리면서 가격 방어력이 강한 상태"라고 말했다.

물론 상승세가 과거처럼 가파르게 이어질 것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강남권 역시 거래량 자체는 과거 호황기 대비 많지 않고,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재개로 인한 매물 소진, 하반기 종합부동산세 제도 변화, 토지거래허가구역 연장 여부 등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한편 이들 지역 집값 상승은 통계에서도 나타납니다. 지난달 마지막주(25일) 기준 송파 집값은 0.28%, 서초 집값은 0.2%, 강남 집값은 0.14% 오르는 등 하락세를 끝내고 상승하는 모습입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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