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시가 띄운 물가 지표…근원 물가와 괴리 커졌다

입력 2026-06-01 17:32   수정 2026-06-02 01:00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와 절사평균 물가지표의 차이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절사평균은 가격이 가장 크게 오른 품목과 가장 크게 내린 품목의 일정 비율을 제거한 뒤 산출하는 수치다. 케빈 워시 신임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은 취임 전부터 ‘PCE보다 절사평균을 바탕으로 통화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소신을 피력해왔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4월 근원 PCE 상승률과 절사평균 PCE 상승률은 1.0%포인트 차이가 났다. PCE가 3.3% 오르는 동안 절사평균 상승률은 2.3%에 그쳤다. Fed의 물가 목표치인 2%를 크게 웃도는 근원 PCE만 보면 당장 기준금리 인상을 검토해야 할 수 있지만 절사평균을 놓고 보면 금리 인상 판단은 섣부를 수 있다.

미국·이란 전쟁 발발 이후 두 지표 간 괴리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전쟁으로 가격이 급등한 원유 및 석유 제품 중 상당수가 절사평균에 반영되지 않고 있어서다. 지난해 11월만 해도 0.3%포인트에 불과하던 괴리는 차차 벌어져 전쟁 직후인 지난 3월 0.8%포인트로 커졌다.

워시 의장은 근원 PCE보다 절사평균을 통화정책 바탕에 둬야 한다는 생각을 꾸준히 밝혀왔다. 4월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그는 “내가 가장 관심을 두는 것은 근원적 인플레이션율이지 지정학적 변화와 소고기 가격 변동 같은 일회성 가격 변화가 아니다”고 말했다. 관세, 지정학적 충격, 특정 품목 가격 급등락이 물가 판단을 왜곡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는 에너지와 식품 가격을 제외한 근원 PCE 역시 일회성 가격 충격을 충분히 걸러내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댈러스연방은행이 산출하는 절사평균 PCE는 과거 장기간에 걸쳐 미래 인플레이션을 예측하는 데 핵심 PCE보다 우수한 성과를 보여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이 지표에도 약점은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물가가 급등하기 시작한 2021년에는 실제 물가 압력을 제대로 포착하지 못했다.

Fed 내부에서도 물가지표 활용을 놓고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Fed의 대표적 비둘기파인 미셸 보먼 이사는 최근 한 콘퍼런스에서 “일시적으로 높은 에너지 물가 상승률에 대응하려고 통화정책을 조정하는 것은 불필요한 정책 긴축을 초래해 경제활동과 노동시장 여건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유가 급등을 이유로 금리를 높여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연방은행 총재는 근원 PCE가 물가 방향성을 제대로 알려주는 가장 훌륭한 지표라고 반박했다. 지난달 29일 고려대에서 열린 행사에서 카시카리 총재는 “Fed 목표는 헤드라인 PCE 물가지수 2.0%를 달성하는 것”이라며 “근원 PCE는 헤드라인 PCE가 어디로 향할지 예측할 수 있게 해주는 최고의 지표”라고 강조했다.

뉴욕=박신영 특파원/심성미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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