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과 사기 등 민생 사건에서 피고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불출석하면, 피고인 없이 재판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
대법원은 1심 공판 절차에서 피고인 불출석 재판의 요건을 완화하고 적용 대상 범죄를 확대하는 내용의 ‘소송촉진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공포·시행됐다고 2일 밝혔다.
이날부터 공판기일에 1회 이상 출석했던 피고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2회 불출석하는 경우, 피고인이 없는 상태에서 재판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 또한 변론종결기일에 출석해 선고기일을 고지받은 피고인이 정당한 이유 없이 선고기일에 나타나지 않으면, 재판부가 바로 선고 절차를 진행할 수 있도록 했다.
그동안 피고인 불출석 재판을 하려면 주소보정과 소재탐지촉탁, 구인장 발부 등 복잡한 소재확인 조치를 거쳐야 했다. 최초 송달불능보고서 접수 후 6개월 동안에도 피고인의 소재가 확인되지 않을 경우, 공시송달 등 절차를 통해 재판을 할 수 있었다. 이에 따라 피고인이 고의로 법정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시간을 끄는 부작용이 나타났다.
이번 소송촉진법 개정으로 사기와 보이스피싱 등 민생 사건도 불출석 재판 적용 대상에 포함됐다. 기존엔 법정형이 사형, 무기징역 또는 장기 10년 초과의 징역·금고에 해당하는 중대범죄 사건은 일괄적으로 불출석 재판이 불가능했다. 그런데 일부 민생사건에 대해선 예외적으로 불출석 재판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최근 전기통신금융사기와 사기죄 등의 법정형이 상향되면서, 여러 피해자가 발생한 민생 범죄에서 소송촉진법상 피고인 불출석 재판을 활용할 수 없게 되는 사례가 발생했다. 재판지연 때문에 이들의 피해 회복이 늦어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자, 국회가 예외 조항을 마련한 것이다. 이번 개정안은 현재 법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사건에도 바로 적용된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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