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Z세대가 퍼뜨린 온라인 괴담, 스타워즈 제쳤다

입력 2026-06-02 17:56   수정 2026-06-03 00:49

Z세대의 인터넷 밈(온라인 유행 콘텐츠)에서 출발한 저예산 공포영화가 할리우드의 유명 프랜차이즈 영화 스타워즈를 제치고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는 이변이 벌어졌다.

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북미에서 개봉한 영화 ‘백룸’(사진)이 개봉 첫 주말 8150만달러(약 1237억원)를 벌어들이며 북미 박스오피스 정상에 올랐다. 제작비 1000만달러의 여덟 배가 넘는 수입을 사흘 만에 거둔 것이다. 백룸은 2019년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텅 빈 사무실 사진 한 장에서 시작된 온라인 괴담이다. 이를 본 10대 소년 케인 파슨스가 ‘끝없이 이어지는 기괴한 공간에 갇힌다’는 설정으로 유튜브에 인기 영상 시리즈를 게시했고, 미국 인디영화 제작사 A24가 그를 감독으로 섭외해 영화화했다.

흥행 비결은 Z세대 공략이다. 제작사는 유튜브 영상과 로블록스 게임 등 온라인에서 백룸 밈을 친숙하게 접한 Z세대를 정조준했다. 유명 배우를 내세우거나 옥외 광고판을 설치하는 대신 티저 영상에 기괴한 빈 공간만 비추는 식이다. 실제로 백룸 관객의 86%가 35세 미만이었다. 같은 날 박스오피스 2위에 오른 저예산 공포영화 ‘옵세션’도 관객 4분의 3이 18~35세였다.

대형 프랜차이즈 영화에 질린 관객이 기존 지식재산권(IP)에 기대지 않고 창작된 오리지널 영화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22일 디즈니가 7년 만에 내놓은 ‘스타워즈: 만달로리안과 그로구’는 매출이 한 주 만에 69% 급감해 2500만달러에 그치며 박스오피스 3위로 밀렸다. 미국 경제 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백룸 흥행을 두고 “개성 있는 오리지널 영화를 선택하는 흐름은 1년 전부터 이어졌다”며 “오리지널리티(독창성)의 르네상스가 시작되고 있다”고 짚었다.

김미리 기자 mirimi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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