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물주 사이에서 ‘슈퍼임차인’으로 불리던 스타벅스의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 과거 스타벅스 입점은 고액 임대료 수입과 건물 가치 상승의 보증수표로 통했지만 ‘탱크데이’ 논란 이후 양상이 달라졌다. 스타벅스 불매 운동이 확산한 데다 마케팅과 관련한 불만까지 커지며 입점 건물을 매물로 내놓거나 다른 임차인을 찾는 임대인이 늘고 있다.

스타벅스 입점 건물의 가격은 예전 같지 않다. 남한강 조망으로 유명한 경기 더양평 드라이브스루점(DT)은 지난해 10월 134억원에 거래됐다. 감정가(182억원)보다 48억원 낮은 수준이다. 서울 화양동 스타벅스 건국대점 입점 건물도 올해 245억원에 거래돼 2021년 매매가보다 4.3% 낮아졌다. 청진동의 3층짜리 스타벅스 건물은 두 달 새 공매가가 104억원에서 74억원으로 떨어졌지만 매수자를 찾지 못했다.
한경에이셀 데이터에 따르면 스타벅스코리아의 지난주(5월 24~30일) 신용카드 결제액 추정치는 212억원이다. 2주 연속 감소세를 이어간 것으로, 사태 이전인 5월 둘째주(319억원)와 비교하면 33.5% 줄어들었다. 경기 지역에서 스타벅스 DT 매장 건물을 보유한 김모씨는 “매출 추이가 걱정돼 매일같이 매장을 찾고 있다”고 토로했다.
상가 매매·임대를 중개하는 김창래 비안공인중개사 대표는 “가격만 맞으면 팔겠다는 건물주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유료 구독 서비스 ‘버디패스’는 스타벅스와 임대인 간 갈등을 본격화한 계기로 꼽힌다. 2024년 10월 도입된 버디패스는 월 7900원을 스타벅스 본사에 내면 오후 2시 이후 제조 음료를 30% 할인받을 수 있는 구독형 상품이다. 임대인은 할인 확대로 점포 매출과 임대료 수익은 줄어들고, 구독료 수익은 본사가 가져가는 구조라고 반발했다. 반면 스타벅스 측은 버디패스가 고객 유입과 추가 구매를 유도해 오히려 매출 확대에 도움이 된다고 반박했다. 일부 매장 임대인은 단체소송까지 제기했다.
스타벅스가 법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4월 26개 매장의 할인액 비중은 10.9%로 전년 동기보다 1.4%포인트 상승했다. 할인 규모가 커질수록 임대료 산정 기준이 되는 점포 매출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부산에서 DT 매장을 임대한 이모씨는 “이번 사태 이후 매출이 급감했지만 임대인들은 스타벅스에 목소리를 냈다가 계약 해지로 이어질까 봐 걱정하는 분위기”라며 “겉으로 드러내지 않을 뿐 대부분 불만이 상당하다”고 전했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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