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캐나다산 원유를 연간 최대 2000만 배럴, 액화천연가스(LNG)를 매년 340만t 들여오기로 했다. 60조원 규모의 캐나다 잠수함 수주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는 동시에 원유와 가스 도입처를 다변화하기 위해서다. 산업통상부는 2일 캐나다 오타와에서 ‘한·캐나다 에너지 자원 공급망 협력 포럼’을 열고 이 같은 내용에 합의했다. 대통령 특사로 캐나다를 찾은 강훈식 청와대 비서실장을 비롯해 양국 정부 관계자와 기업인 등 150여 명이 행사에 참석했다.이번 경제 협력은 캐나다 잠수함 수주전을 앞두고 독일을 따돌리기 위한 협상 카드의 성격도 띠는 것으로 분석된다.
강훈식 특사, 에너지 협력 합의…LNG 수입 年 340만t으로 확대
수출 대상국을 늘리려는 캐나다에도 의미 있는 합의라는 평가가 나온다. 원유의 90% 이상을 송유관을 통해 미국에 수출하는 캐나다는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관세 폭탄’ 여파로 수출길을 넓히려 하고 있다.
캐나다산 액화천연가스(LNG) 수입량은 2031년 연간 340만t까지 확대한다. 한국가스공사는 ‘LNG 캐나다 1단계 사업’의 지분 5%를 투자해 지난해 9월부터 연 70만t을 도입하고 있다. 올 3분기에는 2단계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여기에 연 200만t의 LNG를 생산하는 ‘크시 리심스’ 프로젝트까지 더해지면 총 340만t의 천연가스를 확보하게 된다.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면 지난해 1.7%이던 한국의 캐나다산 LNG 수입 비중은 2031년 3.0%로 높아진다.
중동전쟁 여파로 한국의 3위 LNG 수입국인 카타르는 연간 610만t 규모의 장기 계약 물량에 대해 불가항력을 선언했다. 작년 8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10년간 미국산 LNG를 연간 330만t씩 추가 도입하기로 합의한 데 이어 캐나다산 물량 340만t을 합하면 카타르의 공급 차질이 장기화할 경우에 대비할 수 있게 된다. 캐나다 서부를 출발한 LNG 운반선은 중동과 비슷한 13일 만에 한국에 도착한다.
양국 정부는 올해 말까지 핵심 광물 공동비축 합동 계획을 마련하기로 했다. 생산단가가 저렴한 차세대 자원인 자연수소 공급망을 공동 연구하는 양해각서(MOU)도 맺었다.
이번 경제협력은 이달 발표할 예정인 60조원 규모의 캐나다 잠수함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앞두고 이뤄졌다. 경쟁국인 독일을 따돌리기 위한 반전 카드로 캐나다산 에너지를 대량 구매하는 합의를 맺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강훈식 청와대 비서실장(사진)은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장재훈 현대자동차그룹 부회장 등과 함께 캐나다를 방문해 수주전을 지원했다.
독일도 지난달 말 크시 리심스 프로젝트에서 LNG를 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하는 등 수주전에서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김형규/김대훈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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