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나 사실 주식으로…" 1억 수익 숨긴 남편의 '말 못할 고민'

입력 2026-06-03 08:39  


주식 투자로 1억원이 넘는 수익을 냈는데도 고민에 빠졌다는 한 직장인의 사연이 관심을 끌고 있다. 대출을 받은 것도, 손실을 본 것도 아니었다. 문제는 바로 평소 주식 투자를 탐탁지 않게 여긴 아내에게 그동안 말하지 않았던 투자 사실을 어떻게 꺼내야 할지였다.

최근 직장인들이 이용하는 리멤버 커뮤니티에는 '아내에게 주식 투자수익을 오픈하려고 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아내가 자신을 예금과 적금 위주로 돈을 모으는 사람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아내에게 알리지 않고 주식 투자를 해왔고, 최근 코스피 상승장과 맞물려 수익이 1억원 이상 났다고 밝혔다.

A씨는 수익금을 개인 비상금처럼 숨길 생각은 없다고 했다. 주식도 당장 처분하기보다 계속 보유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다만 아내가 위험 부담이 있는 투자에 부정적인 편이라,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지가 걱정이라고 했다.

그는 "칭찬받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다. 다만 아내가 거짓말을 정말 싫어해서 고민되는 것"이라고 적었다. 대출을 받아 투자한 것은 아니라고도 덧붙였다.
수익보다 커진 '몰래 투자' 문제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일부는 1억원을 벌었다는 결과보다 배우자에게 투자 사실을 숨겼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수익이 아니라 손실이 났어도 같은 방식으로 말할 수 있었겠느냐는 지적이었다.

반대로 지금이라도 솔직히 설명하면 된다는 의견도 있었다. 빚을 내 투자한 것이 아니고 결과적으로 수익이 난 만큼, 아내에게 경위를 설명하고 앞으로의 투자 기준을 함께 정하면 된다는 반응이다.

누리꾼들은 "주식 손실과 수익 여부가 중요한 게 아니다", "신뢰의 문제지만 결과가 좋았으니 아내도 이해할 것이다", "지금이라도 솔직히 고백하고 앞으로 투자 원칙을 정해야 한다" 등의 의견을 남겼다.
부부 사이 '돈 비밀'은 갈등의 불씨
배우자에게 돈 문제를 어디까지 공유해야 하는지는 해외에서도 자주 거론되는 주제다. 미국에서는 배우자나 동거 파트너에게 지출, 빚, 계좌, 투자 사실 등을 숨기는 일을 'financial infidelity'(금융 부정행위)라고 부르기도 한다.

뱅크레이트가 2024년 12월 미국 성인 2217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지난해 1월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결혼했거나 동거 중인 성인 1089명 가운데 40%는 현재 배우자나 파트너에게 돈과 관련한 비밀을 숨기고 있거나 과거 숨긴 적이 있다고 답했다.

가장 흔한 유형은 배우자가 받아들이기 어려울 정도의 지출을 숨긴 경우였다. 응답자의 33%가 이에 해당했다. '몰래 진 빚'은 23%, '숨겨둔 신용카드'는 17%, '비밀 저축계좌'는 15%, '비밀 입출금계좌'는 13%로 조사됐다.

세대별로는 젊은 층에서 비율이 높았다. 동거 관계에 있는 Z세대의 67%가 돈과 관련한 비밀을 숨긴 적이 있거나 현재 숨기고 있다고 답했다. 밀레니얼 세대는 54%, X세대는 33%, 베이비붐 세대는 30%였다.

돈 문제를 숨기는 일을 외도 못지않게 심각하게 보는 응답도 있었다. 조사 대상자 중 45%는 금융 비밀이 신체적 외도만큼 나쁘거나 그보다 더 나쁘다고 답했다.

뱅크레이트의 테드 로스먼 선임연구원은 "돈과 관련한 비밀은 관계를 흔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배우자에게 재정 상황을 솔직히 공유한다는 것이 모든 돈을 합쳐 관리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라고도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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