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억' 이혼소송 냈다가…中 전직 공무원 '횡령' 딱 걸렸다

입력 2026-06-06 13:38   수정 2026-06-06 13:39


중국에서 전직 공무원 부부가 이혼 후 200억원대 재산 분할 소송을 벌이다가 당국의 반부패 수사를 받게 됐다.

6일 중국신문주간과 차이신 등에 따르면 퇴직 공무원 왕모씨는 전처 장모씨를 상대로 9870만위안, 약 224억원 상당의 부동산 14가구 분할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두 사람은 1976년 결혼해 2007년 이혼에 합의했지만 공동재산 분할은 하지 않았다.

왕씨는 앞서 장씨를 상대로 1억4000만위안, 약 318억원 규모의 재산 분할 소송도 제기했다. 해당 소송은 장쑤성 법원에 제출됐다가 상하이로 이관되면서 청구액이 조정됐다. 왕씨는 중국국가철도그룹과 국영기업을 거쳐 2016년 중국에너지투자공사 부사장 직급으로 은퇴했다. 장씨는 경찰관으로 근무했다.

공무원 출신 부부의 재산 분쟁은 재판 과정에서 폭로전으로 번졌다. 두 사람은 법정에서 상대방이 보유한 은닉 재산을 서로 공개했다. 여기에는 수억에서 수십억원대 부동산과 은행 예금, 신탁기금, 대출금, 미수금, 자산관리상품, 서비스 대행 수수료 등이 포함됐다.

폭로된 재산 가운데 일부는 뇌물이나 횡령 등 부패와 연관된 정황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왕씨는 장씨가 1997년부터 2007년 사이 바오위 석탄 운송 및 마케팅 회사로부터 3000만위안 이상의 중개 수수료를 챙겼다고 주장했다. 장씨는 성만 알려진 우씨라는 인물에게 400만위안의 채권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상하이 푸퉈구 인민법원은 "부부의 법정 소득과 자산이 명백히 일치하지 않고, 두 사람 모두 자산 형성 과정에 대해 합리적인 설명을 제시하지 못했다"며 소송을 기각했다.

법원은 사건을 경찰과 반부패 수사기구인 당 기율검사위원회로 넘겼다. 경제범죄 혐의점이 발견되면 소송을 기각하고 증거를 수사기관에 이관해야 한다는 최고인민법원 지침을 따른 것이다.

중국신문주간은 횡령이나 뇌물수수 혐의가 인정될 경우 두 사람이 최대 징역 10년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이 사건은 올해 초 판결문이 인터넷에 공개되면서 최근 중국 소셜미디어에서 다시 주목받았다. 공직자와 국영기업 종사자의 재산 축적 규모가 알려지면서 공직자 재산신고 제도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중국공산당 중앙조직부와 국가감찰위원회, 공안부 등 반부패 수사기관들은 올해 부유층의 불법 취득 재산과 해외 은닉 재산 환수, 국경 간 부패 차단을 중점 과제로 제시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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