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로벌 배터리 업계는 전기차(EV) 캐즘의 장기화, 글로벌 정책 불확실성, 중국 업체들의 공격적인 확장으로 전례 없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장의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시기이지만 LG에너지솔루션의 사령탑을 맡은 김동명 사장의 시선은 위기 너머의 ‘슈퍼사이클’을 향하고 있다. 김 사장은 올해 초 구성원들을 향해 “불확실한 환경에서도 고객이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가격과 성능으로 공급할 수 있으려면 더 치밀한 준비와 단단한 실행력이 필요하다”며 지금을 판도가 바뀌는 ‘밸류 시프트(Value Shift)’ 시기이자 우리의 진짜 실력을 증명할 ‘강자의 시간’이라고 정의했다.
어떠한 대외 변수에도 흔들리지 않는 근본적인 제품 경쟁력을 갖춰 나간다면 다가올 미래 슈퍼사이클의 지배자는 결국 압도적인 실력을 갖춘 LG에너지솔루션이 될 것이라는 강력한 확신이다. 외형적, 양적 성장을 넘어 내실 있는 가치 성장을 추구하는 김동명 사장의 과감한 질주가 배터리 시장의 패러다임을 선제적으로 주도하고 있다.
1998년 LG화학 배터리 연구센터 입사 이후 R&D, 생산, 상품기획, 사업부장 등 배터리 사업 전반을 두루 거치며 독보적인 전문성을 쌓아온 김동명 사장은 LG에너지솔루션 최초의 연구원 출신 CEO다. KAIST에서 재료공학 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연구원 시절부터 세계 최고의 배터리를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새벽까지 연구에 몰두했다. 다른 업체는 2년이 걸린 배터리 제품 개발을 몇 달간 새벽 3~4시에 퇴근하며 매달려 10개월에 해내기도 했다. 그렇게 그의 이름으로 등록된 배터리 특허만 200개가 넘는다. 특히 자동차에 배터리가 본격적으로 쓰일 수 있게 한 일등 공신인 안전성 향상 분리막 기술 등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집요한 기술 역량은 시장의 대전환기를 돌파하는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되고 있다. 김 사장의 지휘 아래 LG에너지솔루션은 프리미엄 하이니켈 배터리는 물론 차세대 게임체인저로 불리는 원통형 46시리즈와 LFP 파우치형 CTP(셀투팩) 등에서 가장 앞선 성과를 내고 있다. 자국산 배터리 선호도가 철옹성 같던 중국 시장을 기술력 하나로 뚫어내며 지난해 중국 체리기차와 연 8GWh 규모의 46시리즈 공급계약을 체결했고 리비안, 르노, 포드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로부터 잇따라 대규모 수주를 이끌어내며 제품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완벽히 증명해냈다. 아울러 올해 1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EV 사업에서 46시리즈만 전년 말 대비 100GWh 이상의 신규 물량을 추가 확보하며 차별화된 제품 경쟁력뿐 아니라 독보적인 생산 역량까지 널리 인정받고 있다.
김동명 사장은 “배터리 산업이 새롭게 정의되는 변화의 시기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올바른 방향과 기회를 판단하는 것”이라며 “치밀한 전략과 밀도 높은 실행력을 바탕으로 성장을 가속화해 미래 시장을 선점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최수진 기자 jinny061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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