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시위 장기화되나…'정치 집회' 변질 우려

입력 2026-06-14 17:40   수정 2026-06-15 00:53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촉발된 잠실 개표소 앞 시위가 열흘째 이어지며 장기화하고 있다. 애초에 청년층과 일반 시민이 주도한 참정권 훼손 규탄 시위 성격이 강했지만, 특정 정치 세력이 합류해 부정선거와 진영 구호를 외치면서 순수한 취지가 퇴색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일대에는 전날 밤 최대 1만9000여 명이 모인 데 이어 이날에도 600여 명이 집결했다. 주말을 맞아 시위 규모가 다시 커지며 장기화하는 양상이다. 하지만 현장 분위기는 초기와 크게 달라졌다. 당초 시위는 2030세대를 중심으로 선거관리위원회의 부실 행정을 비판하고 재선거를 요구하는 목적이 컸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부정선거’와 ‘윤 어게인’ 등을 노골적으로 주장하는 보수 성향 집회자와 고령층이 대거 섞여들었다. 현장 곳곳에는 대형 태극기뿐 아니라 성조기도 나부꼈다. 참정권 보호라는 애초 목적이 흐려지고 정치 집회로 변질됐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시위가 길어지면서 현장에는 텐트와 모기장을 치고 노숙하는 인원도 늘었다. 식사를 해결하기 위한 푸드트럭과 커피차도 들어섰다. 새벽과 오전에는 고령층 위주로 인원이 줄고 오후부터 청년층 등이 합류해 참가자가 늘어나는 흐름이 반복되고 있다.

시위가 길어지면서 체육계의 피해도 커지고 있다. 핸드볼경기장에 입주한 9개 체육단체는 개표소 앞 시위가 시작된 지난 5일부터 열흘 가까이 사무실에 출근하지 못하고 있다. 9일과 10일 경기장 진입을 시도했지만 시위대에 가로막혔다.

경찰은 평화적인 집회는 보장하되 개별 불법 행위는 엄정하게 수사한다는 방침이다.

진영기 기자 young7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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