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이 ‘여당론(論)’을 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순방 출발 전날인 9일 기자회견에서 지방선거 결과를 “최소한 성공이 아니다”고 평가하며 “여당은 그릇이 돼야 한다”고 직격했다. 이날 X에 철학자 막스 베버의 문구를 인용해 “집권 세력은 구호나 주장이 아니라 냉철한 균형 감각에 의한 실행에 집중해야 한다”고 적은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메시지는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를 주장한 다음날 나왔다. 이 대통령이 평소 주문해온 ‘신중한 접근’과 정반대되는 행보에 제동을 건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는 민주당 지지층에서도 친청계 지지 그룹이 주로 요구한 의제다.
앞서 “정권은 짧고 국민은 영원하다”는 정 대표의 돌발 발언 이후 갈등이 격화하는 모습이다. 청와대 내부에서도 격앙된 반응이 나왔다고 여권 관계자가 전했다. “당을 쪼개자는 선언 아니냐”는 지적이 많은 가운데 일부에선 “대통령 탄핵을 염두에 둔 협박성 발언”이라는 불만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친청계로 분류되는 민주당 한 인사는 정 대표의 보완수사권 폐지 발언과 관련해 “검찰개혁 의제를 당대표가 던진 것을 강성 발언으로만 볼 수 없다”며 “정 대표도 이런 해석과 논란에 씁쓸해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또 “정청래 지도부를 죽이려고 지방선거를 참패한 선거로 둔갑시키니 대통령 지지율도 함께 떨어진 것”이라고 친명계를 공격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확전 자제에 나섰다. 조승래 민주당 사무총장은 14일 기자간담회에서 “대통령도 여당의 구성원으로, 특정 개인이나 지도부라기보다 우리 여당이 지방선거 이후 어떤 자세로 국정을 운영해야 할 것인지 책임성을 강조한 말씀으로 이해한다”고 했다.
김형규/하지은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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