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을 공식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평화와 연대를 위한 특별미사’ 기념 연설에서 남북한 관계와 관련해 “정전 상태를 넘어 지속 가능한 평화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흡수 통일을 시도하지 않고, 군사적 신뢰 회복을 위한 노력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도 재확인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이탈리아 로마 ‘성 밖 성 바오로 대성당’에서 열린 특별 미사에 참석했다. 유흥식 추기경이 강론한 이날 특별 미사에서 이 대통령은 6·15 남북공동선언을 언급하며 “오랜 적대와 긴장을 넘어 대화와 협력의 가능성을 전 세계에 알린 역사적 전환점이었다”며 “한반도 평화의 새로운 희망의 문이 열렸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지금도 그 희망의 불씨가 살아 있다고 확신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정부 출범 이후 대북 전단 살포 중단, 확성기 방송 중단 조치 등을 열거하며 “남북 간 우발적 충돌을 방지하고 군사적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도 꾸준히 이어가겠다”고 했다. ‘정전 상태를 넘어 지속 가능한 평화 체제 구축’ 언급도 이 과정에서 나왔다. 이 대통령은 “한반도의 평화가 세계 평화로 이어지고 세계의 연대가 다시 한반도의 평화를 굳건하게 하는 선순환을 함께 만들어 가길 희망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이 교황청 방문 첫 일정에서 한반도 평화 공존 목소리를 냈지만, 북한은 북·러 군사 협력 규탄, 한반도 비핵화 의지 등이 담긴 ‘한·유럽연합(EU) 정상회의 공동성명’이 지난 10일 나오자 곧바로 우리 정부를 비난했다.
한·EU는 공동성명에서 북·러 군사 협력을 “불법적”이라고 규탄했고, 북핵 문제와 관련해서도 “핵보유국으로 결코 인정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냈다. 그러자 북한은 외무성 담화를 통해 “명백한 주권 침해이자 엄중한 적대 행위”라며 “한국 집권자가 거추장스럽게 쓰고 있던 평화 가면을 벗어던졌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정부는 긴 안목을 갖고 한반도 평화 공존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다빈 기자/바티칸=한재영 기자 davinc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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