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만 돈 번 게 아니었다"…스페이스X 상장 숨은 승자들

입력 2026-06-15 06:52  


항공우주 기업 스페이스X가 기업공개(IPO)를 성공적으로 마치면서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뿐 아니라 초기 투자자와 임직원, 대학까지 주요 수혜자로 주목받고 있다. 머스크가 '조만장자' 반열에 오른 가운데 스페이스X의 성장 가능성을 일찍 알아본 투자자들도 막대한 평가이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은 14일(현지시간) 스페이스X 상장으로 큰 이익을 거둔 임원진과 투자자, 직원, 대학 사례를 소개했다.

투자자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올해 83세인 뮤추얼 펀드 매니저 론 배런이다. 그는 머스크를 공개적으로 지지해온 투자자다. 2017년 스페이스X 기업가치가 220억달러 수준이던 때 투자에 나섰다.

배런은 2022년 머스크가 엑스(X·옛 트위터) 인수 자금 마련으로 어려움을 겪을 당시 사재 3500만달러를 포함해 총 1억달러를 빌려준 일화로도 알려져 있다. 지난달 기준 배런이 운용하는 펀드 가운데 30%는 스페이스X, 19%는 머스크의 또 다른 회사 테슬라가 차지했다.

엔비디아의 성장성을 일찍 알아본 투자자로 유명한 개빈 베이커도 수혜자로 꼽힌다. 그는 2015년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 재직 당시 스페이스X가 벤처 투자금을 모집할 때 참여했고, 이후 자신이 직접 투자사를 세운 뒤 지분을 추가 매입했다.

다르사나 캐피털 파트너스도 2019년부터 스페이스X에 투자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헤지펀드는 지금까지 스페이스X 주식을 한 주도 매각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 펀드의 투자 수익이 100억달러를 넘길 수 있다고 추산했다.

직원들의 성공 사례도 눈길을 끈다. 20년 넘게 스페이스X에서 일해온 귄 숏웰 사장은 회사의 대주주이자 핵심 경영진으로 나스닥 상장 오프닝 벨 행사장에 섰다.

엔지니어 출신 지 앙드레 라부아도 대표적인 사례다. 그는 스페이스X 지분 가치가 주당 2달러에도 미치지 못하던 시절부터 주식을 받아 보유해왔다. 이후 액면분할로 보유 주식 수가 늘었고, 이번 상장을 거치며 해당 지분 가치는 2800만달러를 넘어섰다.

라부아는 "은행에 돈을 쌓아두고 죽고 싶지는 않다"며 자신이 거주하는 이탈리아 마을의 난방 방식을 바꾸는 사업에 돈을 쓰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젊은 직원에게도 기회가 됐다. 2022년 스페이스X에 입사해 선박 엔지니어로 일해온 메리엘린 머슬먼은 2년 동안 급여의 10%를 꾸준히 자사주 매입에 사용했다. 그는 보유 주식 규모를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향후 선박 수리업체를 운영하고 싶다는 꿈을 밝혔다.

이사회 구성원과 벤처 투자자들도 큰 수혜를 봤다. 머스크의 여러 기업에 투자해온 안토니오 그라시아스와 그가 운영하는 밸러 에쿼티 파트너스는 이번 상장으로 막대한 이익을 거둔 것으로 전해졌다.

머스크와 함께 페이팔을 만든 피터 틸의 벤처캐피털 회사 파운더스 펀드는 스페이스X의 최초 투자사 중 한 곳이다. 실리콘밸리 벤처 투자자 앤드리슨 호로비츠도 100억달러 상당의 스페이스X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대학들도 스페이스X 성장의 수혜자가 됐다. 노스캐롤라이나대는 파운더스 펀드에 초기 투자하면서 스페이스X 지분을 확보했다. 워싱턴대도 2018년 스페이스X에 투자했다. 다만 이들 대학은 IPO 전에 지분 일부를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페이스X 상장은 머스크 개인의 부를 키운 사건에 그치지 않았다. 초기부터 위험을 감수한 투자자, 장기 근속 직원, 자사주를 꾸준히 사들인 젊은 직원, 대학 기금까지 광범위한 수혜자를 만들어냈다. 우주기업 성장에 일찍 베팅한 이들의 투자 성과가 이번 상장을 계기로 한꺼번에 드러난 셈이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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