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녀시대 팬이라고 하신다. 한국에 오신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린다." 지난 16일 인천 하얏트 리젠시 인천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열린 신형 라브4 공개 현장에서 후토나가네 요시노리 도요타자동차 치프 엔지니어는 이러한 깜짝 질문을 받았다. 본격 질의 응답이 진행되기 전이었다.
한국에서 열리는 도요타 간담회에 처음으로 참석했다는 그는 "이런 질문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면서도 "한국의 엔터테인먼트와 뷰티는 일본에서 인기가 많다. 한국에 간다고 하니 가족들이 선물을 사달라고 했다. 짧은 시간이지만 많이 즐기고 가고 싶다"고 했다.
이날 콘야마 마나부 도요타코리아 사장과 미츠하타 유스케 도요타코리아 부사장은 프레젠테이션 전체를 서툰 솜씨지만 한국어로 진행했다. 보통의 외국인 수장이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정도만 한국어로 말하는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도요타코리아 관계자는 "콘야마 사장이 평소 한국 문화에 대해 깊은 관심을 보였다"고 귀띔했다.
한국에서 열리는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의 문화를 언급하고, 한국어로 발표를 하는 일은 흔하지 않다. 자동차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수입차업계가 적극적인 '친한' 행보를 보이며 브랜드 호감도를 높이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그만큼 한국이 수입차 업계에 중요한 시장이 됐다는 얘기다. 17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 신규 등록된 수입차는 전년 대비 16.7% 증가한 30만7377대를 기록했다. 사상 처음으로 수입차 30만 대 시대를 열었다. 같은 기간 국내 신차 판매대수가 전년 대비 3.3%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가파른 성장세다.
앞서 언급한 도요타코리아는 국내 여론에 따라 판매량에 부침을 많이 겪었다. 2019년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인 '노 재팬'이 일어난 이듬해인 2020년은 전년 대비 판매량이 약 49% 줄었다. 그만큼 한국 시장에 친근감과 신뢰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 콘야마 사장은 신형 라브4 간담회에서 "얼마 전 도요타 GR과 현대차 N이 한국에서 행사를 같이 했다"며 "당시 도요다 아키오 회장은 '한 사람의 고객에게 정성스럽게 다가가라'고 했다. 그런 존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입차 본사 임원이 한국을 손수 찾고, 글로벌 행사를 한국에서 최초로 여는 일도 빈번해지고 있다. 본사에서 직접 한국 시장을 챙긴다는 뜻이다. 한국 판매량이 글로벌에서 손에 꼽히는 벤츠와 BMW도 이런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 4월 벤츠는 C클래스 전기차를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공개했다. 이를 위해 올라 칼레니우스 벤츠 회장이 방한했다. BMW는 2020년 2번의 월드프리미어를 한국에서 최초로 열었고, 신형 미니(MINI) 컨트리맨 부분변경 모델과 5시리즈를 모두 한국에서 최초로 공개했다.
포르쉐코리아는 지난 5월 카이엔 일렉트릭 글로벌 행사를 경기도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열었다. 한국 기자들과 중국 기자들이 이틀에 걸쳐 기술 설명을 듣고 시승하는 행사였는데, 중국 기자 15명이 왔다고 한다. 현장에는 한국에서만 볼 수 있는 한강 라면조리기가 설치됐는데, 독일 본사 임원과 글로벌 기자들에게 인기가 많았다고 한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에서의 수입차 판매량이 점차 증가하고, 프리미엄 시장이 주목받는 시장이다 보니 수입차 업계에서도 이를 주목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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