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즈 머물며 누비는 남미…환승 없는 새 여행법 뜬다

입력 2026-06-17 15:39  

피로도를 획기적으로 낮춘 세계일주 여행 상품이 없을까, 수십 시간의 비행과 반복되는 환승, 호텔 체크인·체크아웃, 짐을 싸고 푸는 과정은 여행자에게 상당한 피로감을 안긴다. 해답은 크게 두 가지다. 이동 동선을 최소화하거나 이동 과정마저 여행의 일부러 계획하는 것이다.
◇ 육해공 모두 아우르는 프리미엄 투어
하나투어가 최근에 선보인 ‘남미 6개국과 프리미엄 크루즈 30일’은 항공과 크루즈를 적절하게 결합한 여행 상품이다. 인천공항에서 출발해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도착한 뒤 할리우드와 베벌리힐스를 둘러본다. 이후 브라질 상파울루와 리우데자네이루를 거쳐 크루즈가 출항하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입성한다. 크루즈를 타기 전부터 사실상 남북 아메리카를 횡단하는 여행이 시작되는 셈이다.

누구나 한 번쯤 꿈꾸는 크루즈 여행. 공항과 호텔을 옮길 필요 없이 배에서 머물며 편하게 여러 나라를 여행할 수 있다. 짐을 싸고 풀 필요 없이 한곳에 머물며 여행하는 편안함을 즐길 수 있다. 5성급 호텔에 버금가는 숙소와 수영장, 스파, 영화관, 레스토랑, 쇼핑몰 그리고 카지노 등 다양한 시설이 갖춰져 있어 거대한 리조트에 있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도 있다. 식사, 공연, 액티비티 등 모든 것이 포함된 것도 매력적이다.

이 하나투어 상품은 장거리 크루즈 여행의 장점을 극대화했다. 최근 부산과 일본, 대만 등을 연결하는 단거리 크루즈가 인기를 끌고 있지만 크루즈의 진정한 매력은 장거리 노선에서 더욱 빛난다. 매일 아침 눈을 뜨면 새로운 나라가 펼쳐지고, 비행기와 육로로는 접근이 쉽지 않은 지역까지 별도의 환승 없이 이동할 수 있다.

남미 항해에는 글로벌 프리미엄 선사 셀러브리티 크루즈의 ‘셀러브리티 이쿼녹스호’가 투입된다. 총 12만t 규모의 대형 선박으로 승객 2850명, 승무원 1255명이 탑승한다. 승객 약 2.3명당 승무원 1명이 배치되는 수준으로 세심한 서비스가 제공된다. 객실마다 프라이빗 발코니가 마련돼 있어 남대서양의 풍경을 방 안에서 감상할 수 있다. 바다 위에서 맞는 일출과 석양, 끝없이 펼쳐지는 수평선은 크루즈 여행만이 줄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다.

선내 시설 역시 웬만한 특급 리조트를 능가한다는 게 하나투어 측 설명이다. 야외 수영장과 스파, 피트니스센터, 조깅 트랙 등 웰니스 시설은 물론, 요가와 필라테스, 각종 공연 등 문화시설을 갖추고 있다. 미식 경험도 빼놓을 수 없다. 정찬 레스토랑과 뷔페, 건강식 전문 등 다양한 시설이 마련돼 있어서다. 대부분 무료로 이용 가능하다.

크루즈의 또 다른 매력은 기항지 투어다. 셀러브리티 이쿼녹스호는 세계 최남단 도시 가운데 하나인 칠레 푼타 아레나스를 비롯해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유명한 푸에르토 마드린 등을 차례로 방문한다. 이 중 눈길을 끄는 곳은 우루과이 휴양도시 푼타 델 에스테다. 이 도시는 ‘남미의 모나코’로 불린다. 인구 수가 1만 명 수준에 불과하지만 여름철이면 50만 명 가까운 관광객이 몰려든다. 고급 리조트와 해변이 어우러져 중남미의 최고 휴양지로 꼽힌다. 비행기를 갈아타지 않고, 하나의 선박으로 남미 주요 도시를 이어준다는 것이 이 크루즈 여행의 가장 큰 장점이다. 내년 1월 출발하는 이 상품의 가격은 4200만원부터다.
◇ 전용기로 환승 없는 세계일주
전용기를 세계일주 이동수단으로 활용한 여행 상품도 눈길을 끈다. 럭셔리 호텔 체인 포시즌스에서 운영하는 ‘포시즌스 프라이빗 제트 20일’이 대표적이다. 이 상품은 포시즌스 호텔의 스타일과 안락함을 하늘로 확장한 하이엔드 여행 상품이다. 최대 48명까지 탑승 가능하고 전용 제트기로 이동하니 프라이빗하다. 당연히 전 세계 포시즌스 호텔과 포시즌스 제휴 호텔에서 숙박한다. 일정 매니저 2명, 컨시어지 1명, 담당 의사 1명, 수석 셰프 1명이 전 여정에 동행해 물샐틈없는 일정을 제공한다. 하나투어의 하이엔드 맞춤여행 브랜드인 제우스월드가 판매하는 이 상품의 가격은 3억4000만원부터다.

이 여행 패키지는 2027년 3월 26일 홍콩에서 출발한다. 랑카위(말레이시아), 자이푸르(인도), 베네치아(이탈리아), 그린다비크(아이슬란드), 카보 산 루카스(멕시코), 카리브해의 앵귈라 등을 두루 누빈다. 한 도시에 평균 이틀가량 머물며 지역의 핵심 경험을 즐길 수 있도록 구성한 게 특징이다. 포시즌스가 추천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는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포시즌스 수석 셰프가 준비한 기내식과 각 호텔 갈라디너 등 최고급 만찬을 즐길 수 있다는 것도 또 다른 재미 요소다.

이 상품의 경쟁력은 맞춤형 하이엔드 서비스다. 전담 컨시어지가 고객의 취향과 요구를 반영해 레스토랑 예약부터 관광 일정까지 세밀하게 관리한다. 마라케시 시장에서 원하는 향신료를 찾거나 이탈리아의 유명 레스토랑 예약을 대신 진행하는 식이다. 또 수석 셰프가 승객 개개인의 선호도를 파악해 기내식도 맞춤형으로 제공한다.

현지 체험도 남다르다. 앵귈라에서는 프라이빗 카타마란 요트를 타고 카리브해를 항해한다. 베네치아에서는 헬리콥터를 이용해 돌로미티 산맥을 조망한다. 아이슬란드 그린다비크에서는 용암 지대 한가운데 설치된 돔형 라운지에서 오로라를 감상하며 저녁 식사를 즐길 수 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최고급 호텔과 레스토랑만을 중시하던 하이엔드 여행이 최근엔 이동 수단으로까지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면서 “세계일주 여행에서 이동 자체를 얼마나 편안하고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느냐가 새로운 경쟁력이 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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