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인공지능(AI) 기업들이 대형언어모델에서 공간·업무·생활 플랫폼으로 경쟁의 축을 이동하고 있다. 기존 AI 챗봇 성능 경쟁만으로는 수익 모델과 산업 장악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집·호텔·사무실을 스스로 감지하고 제어하는 스마트 공간 플랫폼을 내놓는 방식으로 AI 산업 생태계 장악에 공 들이는 모습이다.
스페이스마인드는 공간 감지, 언어 이해, 메모리, 기기 제어 기능을 통합한 AI 플랫폼이다. 기기 연결을 넘어 사용자를 위한 자율형 AI 스마트 공간을 지향했다는 게 아이플라이텍의 설명이다. 이 플랫폼은 카메라 대신 레이더를 사용해 이미지나 얼굴 데이터를 수집하지 않는 것도 특징이다.
대형 AI 모델에서 흔히 발생하는 응답 지연과 신뢰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 플랫폼은 이중 경로·이중 모델 설계를 채택했다.

조명, 블라인드, 에어컨 등 사용 빈도가 높은 명령은 제어 채널이 직접 처리해 빠른 응답을 추구했다. 이에 비해 복잡한 요청, 업무 계획, 의사결정은 추론 채널이 담당하도록 했다. 여러 소프트웨어 에이전트가 조명, 온도 조절, 보안, 일정 관리 등의 기능을 조율하는 구조다. 이 시스템은 사용자의 활용이 많아질수록 가정 내 생활 패턴을 학습해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아이플라이텍 관계자는 "스페이스마인드는 개방형 생태계를 지향하고 있다"며 "이 플랫폼은 구글 홈, 아마존 알렉사와도 호환돼 서로 다른 브랜드의 기기들을 연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이플라이텍은 이같은 스마트 공간 플랫폼 사업을 중국 자국 내 뿐 아니라 해외 시장에도 제공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전 세계 개발자, 대학팀,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한 AI 에이전트 혁신 챌린지도 출범시켰다. 부동산 개발 기업, 호텔, 디자인 기업, 시스템 통합 기업, 기기 제조 기업을 겨냥한 글로벌 파트너십 프로그램도 발표했다.
화웨이는 비텔과 함께 호텔 전 구역을 와이파이와 AI, 사물인터넷 제어로 연결하는 싱허 AI 세이프스테이 솔루션을 내놨다. 객실 온도 조절과 에너지 절감, 24시간 보안을 결합한 구조다.

알리바바는 우쿵으로 문서 편집, 회의 녹취, 승인 업무를 처리하는 기업용 에이전트를 구축했다. 하이얼은 최근 AI 비전 2.0과 가정용 로봇 등을 내놓으면서 집 안의 냉장고·세탁기·에어컨·TV가 사용자의 상황을 인식해 스스로 반응하는 스마트홈 생태계를 강조했다. AI가 대화형 앱 수준에 그치는 게 아니라 호텔, 사무실, 무역, 가전의 운영 체제로 진화하고 있다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AI 기업들이 사용자의 생활 패턴을 감지해 스스로 반응하는 AI 스마트홈 생태계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며 "부동산, 호텔, 사무공간, 가전 환경 전반에 이런 운영 체제 확장 흐름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김은정 특파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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