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충남 아산시 둔포면 동원시스템즈 아산사업장. 거대한 롤 형태의 필름이 생산라인을 따라 빠르게 감겨 나갔다. 얇은 필름 위에는 컵라면 뚜껑, 참치 파우치, 펫푸드 포장지에 들어갈 디자인이 차례로 입혀졌다. 인쇄 라인에서는 인공지능(AI) 검사 장비가 미세한 색 번짐과 위치 오차를 잡아냈다. 소비자가 마트나 편의점에서 흔히 보는 식품 포장지를 만드는 현장이다.
동원시스템즈가 고물가와 고환율로 원가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도 연포장재 기술력을 앞세워 해외 시장을 넓히고 있다. 동원시스템즈 소재부문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40%에서 올해 상반기 기준 45%를 넘어섰다. 미국과 멕시코, 유럽 등으로 해외 고객사를 늘리며 수출국을 28개국까지 확대한 영향이다.
동원시스템즈는 지난해 매출 1조3729억원을 올린 동원그룹의 패키징·첨단소재 계열사다. 참치캔과 식품 포장재로 성장한 회사지만 지금은 연포장재, 알루미늄박, 성형용기, 캔, 페트병, 유리병, 이차전지 소재까지 생산 품목을 넓혔다. 동원참치로 대표되는 식품 포장 기술이 해외 수출용 포장재와 첨단소재 사업으로 확장된 것이다.
아산공장은 이 같은 변화를 보여주는 생산 거점이다. 이곳에서는 컵라면 뚜껑, 참치 파우치, 펫푸드 포장재 등에 쓰이는 연포장재가 생산된다. 수출용으로는 미국 참치 브랜드 스타키스트 관련 포장재가 주력이고, 내수용으로는 삼양식품 불닭볶음면 용기면 뚜껑이 대량 생산 품목으로 꼽힌다.
동원시스템즈가 해외 고객사를 늘릴 수 있는 배경에는 40여 년간 쌓아온 필름 인쇄·접합 기술이 있다.
연포장재는 여러 겹의 필름을 붙인 뒤 제품 디자인을 입히는 방식으로 만든다. 겉보기엔 얇은 포장지지만 단순 인쇄물이 아니다. 산소와 수분을 막고, 고온·저온을 견디며, 내용물의 냄새가 배지 않도록 해야 한다. 밀봉 강도까지 맞아야 해 식품의 품질과 유통기한을 좌우하는 핵심 소재로 꼽힌다. 동원시스템즈 관계자는 “수출 비중을 2030년까지 2배 가까이 높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아산=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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