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천NCC(BBB+) 회사채 유통금리는 지난 11일 평균 연 6.1%에서 17일 연 17.8%로 11.7%포인트 급등했다. 같은 기간 이랜드월드(BBB0)는 연 5.9%에서 연 11.9%로, CJ CGV(A-)는 연 6.5%에서 연 8.3%로 상승했다. 롯데손해보험 후순위채(BBB+)도 연 8.9%에서 연 10.4%로 뛰었다. 여천NCC는 12일 신용등급이 A-에서 BBB+로 강등돼 금리 상승 폭이 특히 컸다.기업의 신용등급은 AAA를 시작으로 D까지 10단계로 나뉜다. BBB- 이상은 투자적격등급으로 분류되지만 신용위험 때문에 시중에서는 A-등급 이하를 비우량 채권으로 보는 게 일반적이다. 시장에서는 불안이 커진 투자자가 앞다퉈 채권 매도에 나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중앙그룹 계열사가 BBB급 회사채시장에서 차지한 비중이 큰 것도 불안을 키운 요인이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신용등급 하락 이전 기준 BBB등급 회사채 발행 잔액은 총 9616억원인데, 이 가운데 JTBC 발행 잔액이 3630억원으로 약 38%를 차지했다. BBB-등급 회사채 잔액 4358억원에서는 SLL중앙이 2222억원, 중앙일보가 2135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위기는 금융사로도 번지고 있다. 이날 한양증권 주가는 전일 대비 11.4% 하락한 2만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양증권이 중앙그룹에 자기자본 6478억원의 13%에 해당하는 860억원 규모의 신용 공여를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단기자금시장에서도 한양증권 기업어음(CP) 금리는 지난 9일 연 3.27~3.31%에서 16일 연 4.05%로 약 0.7%포인트 올랐다.
신용평가사가 최근 비우량 회사채의 신용등급을 잇달아 낮춘 점도 투자심리 악화 요인이다. 12일 여천NCC는 신용등급이 BBB+로 강등돼 400억원 규모 사모 회사채를 강제 상환하게 됐다. 같은 날 에스케이어드밴스드 신용등급도 BBB+에서 BBB로 하향 조정됐다. 17일 워크아웃을 추진하기로 한 중앙일보도 1370억원 규모의 회사채 기한이익상실(EOD)이 발생해 신용등급이 B-에서 CCC로 추가 하향됐다.
증권업계에서는 자금 조달 여건이 악화하면서 저신용 기업의 금융비용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최진영 미래에셋자산운용 전무는 “홈플러스 사태 이후 회사채시장이 경색됐듯이 A급 이하 회사채시장이 다시 얼어붙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아직 AA- 이상 대기업 우량 회사채까지 충격이 번진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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