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도 인플레이션 전망을 대폭 상향 조정했다. 이에 따라 향후 금리 인하 속도도 늦춰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고금리 장기화’ 기조가 한층 강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17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연 3.50~3.75%로 유지했다. 동시에 공개한 경제전망(SEP)에서는 올해 물가 상승률 전망을 크게 높이고 향후 금리 경로도 상향 조정했다.
위원들의 중간값 기준 전망에 따르면 올해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상승률은 3.6%로 제시됐다. 지난 3월 전망치인 2.7%보다 0.9%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 물가상승률 전망도 2.7%에서 3.3%로 상향됐다.
반면 경제성장률 전망은 낮아졌다.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은 2.4%에서 2.2%로 하향 조정됐다. 실업률 전망은 4.4%에서 4.3%로 소폭 낮아졌다.
가장 큰 변화는 금리 전망이다. 위원들은 올해 말 적정 기준금리 수준을 3.8%로 제시했다. 이는 3월 전망치인 3.4%보다 높다. 2027년 말 금리 전망도 3.1%에서 3.6%로, 2028년 전망은 3.1%에서 3.4%로 각각 상향됐다. 장기 중립금리 전망 역시 3.1%로 유지됐다.
이는 Fed가 현재 물가 수준이 예상보다 더 오랫동안 높게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에 따라 금리 역시 상당 기간 높은 수준에서 유지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번 전망은 FOMC 성명서의 문구 변화와도 일치한다. 위원회는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2% 목표를 웃돌고 있으며, 에너지를 포함한 일부 부문의 가격 상승을 초래한 공급 충격의 영향을 반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위원회는 물가 안정을 달성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 억제 의지를 재확인했다.
특히 최근 중동 분쟁과 이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이 연준의 물가 전망 상향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성장률은 다소 둔화되더라도 물가 안정이 우선이라는 인식이 이번 경제전망 전반에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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