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케빈 워시 의장 체제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연내에는 금리 인상 가능성도 시사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금리 인하 기대 속에 취임한 워시 의장이 인하 압박보다는 물가 안정을 우선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17일(현지시간) 연준은 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3.50∼3.75%범위에서 유지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1월, 3월, 4월에 이어 네 차례 연속 동결이다
이번 FOMC는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이 지난달 취임하고 열린 첫 회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금리 인하 압박이 계속되는 가운데 워시 의장이 이끄는 연준의 통화정책 향방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돼 왔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인플레이션이 완화된 가운데 노동시장을 둘러싼 불안이 커지며 다수의 연준 위원들이 올해 추가 금리인하가 가능한 것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이후 발표된 물가지표와 고용지표는 금리인상을 시사했다.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지난 4월 전년 대비 3.8% 올라 2023년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5월 소비자물가와 생산자물가 역시 약 3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상승했다. 5월 신규 고용은 전망치를 상회했고 실업률은 4.3%로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물가가 목표치를 웃돌고, 고용이 예상보다 강하게 유지되면서 금리 인하의 명분이 사라진 것이다.
FOMC는 이날 금리 동결 후 정책결정문에서 “중동 분쟁에서 비롯된 불확실성이 높아진 가운데서도 경제 활동이 견조한 속도로 확장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에너지를 포함한 특정 부문의 물가 상승을 야기한 공급 충격을 일부 반영하며, 인플레이션은 위원회의 2% 목표 대비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내에 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은 더 커졌다. 연준이 이날 공개한 점도표상 올해말 기준금리 예측치 중간값은 3.8%로 지난 3월 회의때의 3.4%보다 올랐다. 연말 기준금리 예상치를 제출한 18명 가운데 9명이 금리 인상을 예측했다. 연내 한차례 금리 인상이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금리 인하 압박을 강하게 해왔지만, 이날 워시 의장의 금리 인상 발표에는 공개적인 신뢰를 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의 기준금리 동결 결정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괜찮다. 상관없다(It's alright, whatever)"며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이어 조만간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럴 수도 있다. 믿기 어렵지만 그렇게 되면 우리 경제를 짓누를 뿐이다.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김영은 기자 kye021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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